엔씨-카카오게임즈 작년 매출·영업익 일제히 마이너스넥슨은 사상 최대 매출, 크래프톤은 역대 실적 갈아치워 글로벌 시장 부진이 희비 갈랐다… 올해가 승부수
-
게임업계가 지난해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과 턴어라운드가 이뤄졌지만 유독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두 회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울상을 짓고 있는 대표적 게임사다.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지난해 매출 하락과 영업이익의 대폭 감소가 이뤄졌다. 배경에는 신작 게임의 부재와 흥행실패가 있지만 가장 핵심에는 글로벌 시장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카카오게임즈의 분위기는 우울하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57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3%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9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연간 기준 사상 첫 적자이다. 매출도 2019년 이후 최악의 매출이었다.카카오게임즈도 비슷하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92%가 줄었다.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양사의 매출과 이익 감소는 지난해 게임시장 분위기를 봤을 때 이례적이다. 넥슨이 게임업계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크래프톤은 작년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이 외에 넷마블이 영업이익 2156억원으로 2년만의 적자에서 탈출했다. 아직 적자가 이어진 펄어비스 조차도 작년 영업손실이 121억원으로 전년 보다 적자 폭이 감소했다.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턴어라운드가 이뤄지면서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이 기세를 몰아 올해도 매출 성장을 위한 투자와 신작 발표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반면,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흥행작의 부재가 뼈아프다.엔씨는 지난해 출시한 신작 ‘호연’, ‘배틀크러시’,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이 일제히 흥행에 참패를 겪었다.카카오게임즈는 아예 신작 가뭄이 이어졌다. 출시가 기대됐던 ‘가디스 오더’ 등은 모두 올해로 출시가 미뤄졌고 기대작이었던 MMORPG ‘롬’은 출시 직후 엔씨로부터 ‘리니지W’를 모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며 발목이 잡혔다.무엇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의 시장이 국내에 집중됐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엔씨의 국내 매출은 전체 매출 중 65.5%에 달한다. 지난해 ‘TL’의 퍼블리싱이 흥행하면서 로열티 수입을 거뒀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다. 카카오게임즈도 국내 매출 비중이 대부분인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경쟁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끌어내며 매출 성장을 이뤄낸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다.넥슨의 ‘던전앤파이터’ IP는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매출을 견인했고 크래프톤 역시 인도 시장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가 흥행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넷마블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83%에 달할 정도.한편,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한다는 목표다.엔씨는 올해 MMORPG ‘아이온2’, 슈팅 게임 ‘LLL’, 전략 게임 ‘택탄’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점이다. ‘아이온2’는 대만시장에 함께 출시할 예정이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슈팅게임 6개를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출시가 예정된 8종의 신작 중 ‘프로젝트Q(가칭)’를 제외한 7종을 모두 글로벌 출시로 낸다.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게임사의 공통점은 글로벌 게임 론칭을 통해 시장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이라며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은 어느 정도 게임이 안착하면 롱런하는 추세여서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