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게임’ 지수, 연초 이후 0.5%↓…테마형 지수 중 유일딥시크·한한령 해제 수혜 전망에도…“현지 성공 여부 의문”“트럼프 관세 무풍지대·원화 약세,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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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희강 기자
    중국이 8년 만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화장품 등의 업종들이 상승 흐름을 탄 가운데, 또 다른 수혜주로 꼽히는 게임주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현지 성공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무풍지대, 원화 약세 등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5분 기준 데브시스터즈는 전장(3만4800원)보다 2.16% 하락한 3만4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게임 관련주들인 위메이드(-1.41%), NHN(-1.23%), 크래프톤(-1.22%), 네오위즈(-0.73%), 카카오게임즈(-0.24%) 등도 동반 약세다.

    국내 주요 게임주들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0.5% 하락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721만주, 4조15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희비가 엇갈렸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 소식과 신작 기대감 등으로 19.86% 급등했고 ▲NHN(15.30%) ▲위메이드(10.95%) ▲넥슨게임즈(5.97%) ▲크래프톤(4.8%) ▲카카오게임즈(0.55%) 등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넷마블은 9.28%나 내렸고 ▲더블유게임즈(–8.07%) ▲엔씨소프트(–2.95%) ▲시프트업(-1.58%) 등도 하락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게임 관련 종목들이 대부분 강세장을 맞았다. 한화자산운용의 ‘RISE 게임테마’는 이 기간 2.99% 올랐으며 ▲‘TIGER K게임’(2.26%) ▲HANARO Fn K-게임(2.13%) ▲KODEX 게임산업(1.81%) ▲TIGER 게임TOP10(0.39%)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앞서 국내 게임 관련주들은 올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기존 ‘고비용·고성능’이었던 AI 산업 기조에 ‘저비용·고성능’ 가능성이 열리면서 후발주자들도 AI 개발·상용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유니티의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스튜디오의 62%가 이미 워크플로우에 AI를 활용해 프로토타입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컨셉 구상, 에셋 생성, 월드 제작(NPC)까지 수행 중이다. 특히 AI를 사용하는 스튜디오의 71%가 업무 과정의 개선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개선, 코드 작성, 아트워크 순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게임사와 AI 도입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와 비용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며 “최근 오픈소스 모델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AI 모델의 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AI 밸류체인 내 가장 전방에 위치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구조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며 향후 AI 서비스 확장에 따라 멀티플 증가까지 가능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이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행한 ‘한한령’이 8년 만에 해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통상 게임주들은 중국 시장이 매출 개선의 ‘기회의 땅’으로 여겨져 판호 발급 소식 때마다 주가가 급등세를 맞곤 했다.

    중국은 이르면 내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와 내년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를 앞두고 한중 간 교류 증진 작업에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문화 개방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드라마, K팝, 영화 등의 유통을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규제가 아니었던 만큼 재개방의 신호탄은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 형태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의 문화 교류 확대로 확인될 것”이라며 “K팝 공연 재개, K콘텐츠 방영 확대, 게임 판호 발급 활성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게임주들의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연초 이후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9.60%, 화장품 관련주들이 포함된 ‘KRX 필수소비재’ 지수가 4.37% 오른 모습과는 대조된다.

    이는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을 늘려온 데다 중국산 게임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현지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난 영향이다.

    실제 앞서 중국은 지난 2022년 7종의 한국 게임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으며 2023년 3종, 지난해 10종 등 수입을 늘려왔다. 또 ‘원신’, ‘검은신화: 오공’ 등과 같은 히트작들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국산 게임에 꾸준히 판호를 발급해 오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호재성’인식이 떨어진 것”이라며 “중국이 외산 게임에 대해 문을 닫은 기간 동안 현지 게임들의 경쟁력까지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게임주들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여전히 상승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시대 도래 이후 관세 부과 이슈가 대두되며 대미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콘텐츠 산업인 게임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어 산업적으로나 주가 측면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며 “오히려 지난해 말 시작된 원화 약세가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업체들의 매출에 우호적으로 작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올해 상반기 게임주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키워드는 ‘IP’와 ‘New’”라며 “‘IP’ 측면에서 주목할 업체는 신작 출시가 예정된 캡콤(몬스터헌터), 올해도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크래프톤(PUBG), 중국으로의 지역 확장이 예정되어있는 시프트업(니케), 일본 야구 시장에 도전하는 컴투스(프로야구Rising)며 ‘New’ 측면에서는 닌텐도 스위치2에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