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뷰티업계 한한령 해제 기대감↑롯데면세점 중국인 단체관광객 맞을 채비 서둘러뷰티업계 중국인 겨냥 마케팅 활동 활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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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인센티브 단체관광객들이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면세점을 방문해 쇼핑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중국이 이르면 오는 5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면세점업계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한령 해제 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진에 빠진 면세점업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뷰티업계도 부진한 중국 실적의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오는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의 문화콘텐츠 교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초 한중 문화교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부분도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면세점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 속 중국인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을 채비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5일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를 위해 중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주요 여행사 관광통역안내사 200여 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1년 만에 재개했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중국 노동절·국경절과 여름·겨울 방학 등 주요 관광 성수기에 맞춰 분기별 초청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 신설될 마케팅 부문 내 GT(Group Tour·단체관광객)팀을 구성해 여행사 대상으로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강화에 적극 나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등 현지 사무소에서도 현지 여행사와 함께 관광객 면세점 입점을 위한 활발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 속 대규모 단체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현대면세점은 현재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코스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간편결제(알리페이, 위챗페이) 금액 등급별로 현대면세점 멤버십 등급을 매칭하고, 구매 금액대별로 연중 즉시 할인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돕기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 데스크와 외국인 VIP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한한령 해제 시 중국인 등 단체관광객 유치에 적극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업계가 힘든 시기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라면서 “한한령이 공식적으로 해제되면 방한 중국인이 늘어나고, 면세 쇼핑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면세점업계가 한한령 해제 가능성을 반기는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
- ▲ 롯데면세점이 이달 25~26일 관광통역안내사 초청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롯데면세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은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중국의 비공식적인 규제로, 한국의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활동에 제한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며 2016년 806만7722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사드 배치가 이뤄진 2017년 416만9353명으로 반토막 났다.엎친 데 덮친 격 면세점 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또 한 번 침체기를 맞았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020년 약 69만명, 2021년 약 17만명, 2022년 약 23만명으로 급감했다.다행히 2023년 8월 중국인의 단체여행 허용이 이뤄졌고, 2024년에는 빠른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한국을 찾은 중국인 여행객 수는 약 602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하지만 국내 면세점은 여전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따이공(중국인 개인 쇼핑 대리 구매자)에 의존하고 있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면세점 간 송객수수료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개별 관광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면세점 보다 서울 홍대, 명동, 성수 등 관광 상권에서 쇼핑을 즐기는 추세다.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지난해 일제히 영업손실을 냈다.면세점업계는 과거에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제로 해제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
- ▲ 서울 한 시내 면세점 앞을 쇼핑객들이 오가는 모습ⓒ연합뉴스
화장품업계도 한한령 해제 가능성을 반기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점, 코로나19 이후 중국 유통시장 및 여행 패턴이 크게 변화한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기대감보다 실질적인 시장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후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큰손’ 중국인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실제로 한한령이 해제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중국 공식 채널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뷰티업계도 이전보다 마케팅 활동이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