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최저 판매가 통보하고 위반하면 불이익 판매가격 통제 어려운 비대리점에는 재판매 막아 고객 가장해 대리점 감시도 … "소비자 이익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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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던롭이 취급하는 주요 골프 클럽 상품. ⓒ공정거래위원회
대리점이 특정 가격 이하로 자사 제품을 할인 판매하면 불이익을 가하고 고객으로 가장해 대리점을 감시한 골프 브랜드 수입·유통업체가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재판매 가격 유지와 구속조건부거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65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던롭은 젝시오(XXIO), 스릭슨(Srixon) 등 일본 인기 골프 브랜드 제품의 수입·유통한다. 던롭이 유통하는 젝시오의 골프 클럽은 국내 여성 골퍼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인비 선수가 오랜 기간 함께한 브랜드이기도 하다.던롭은 이같은 시장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골프 클럽의 온·오프라인 판매가격을 지정해 통보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요구했다. 자신들이 판매가격을 강제할 수 없는 비대리점에는 대리점의 골프 클럽 재판매를 제한하거나 금지해 대리점을 포함한 판매점 사이의 가격 경쟁을 방해했다.구체적으로 던롭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3년여간 온·오프라인 최저 판매가격을 정해 대리점에 통보했는데, 이를 어길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공급 중단, 금전적 지원 삭감, 이미 공급한 골프 클럽 회수, 대리점과의 거래 종료 등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햇다.특히 던롭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관련 내용을 문서나 사진 등으로 전달하지 않고 증거가 남지 않는 구두로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통보한 후에 던롭은 조사원들을 고객으로 가장시키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게 한 뒤, 해당 매장의 가격을 조사하게 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연 7~9차례 대리점의 오프라인 판매가격을 조사했다. 또 온라인 판매 상품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매일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제품 가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판매가격을 감시했다.이같은 시 점검에 적발된 대리점에 대해서는 통지한 제재기준대로 젝시오를 포함한 골프 클럽 공급을 중단하거나, 금전적 지원을 삭감하는 것과 같은 불이익을 부과했다.또 던롭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리점들이 비대리점에 골프 클럽을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비대리점은 던롭과 직접적 거래관계가 없기 때문에 던롭이 공급 중단과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없어 판매가격을 통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이들이 가격을 자유롭게 낮추면 전체적인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촉발되는 측면도 있어 던롭은 비대리점의 판매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던롭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방문 조사 및 온라인 상품 검색을 통해 대리점들의 재판매 여부를 감시했고 적발된 대리점에 대해서는 공급 중단과 같은 불이익을 부과했다.공정위는 2009년 6개 골프 클럽 판매업자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등을 제재한 바 있는데 당시 던롭은 법 위반행위를 하지 않았다.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법 위반행위를 하지 않았던 던롭이 동일·유사한 법 위반행위를 실행한 것"이라며 "기존보다 엄중한 제재를 함으로 써 2009년 제재 이후 느슨해진 법 위반행위에 경각심이 다시 일깨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