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000만명, 선수금 10조원 시대 눈 앞'본업' 경쟁력 외 전환 서비스 등 차별화 속도장례 서비스 외 금융·부동사 투자로 외형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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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조업계 선수금 규모가 10조원 돌파를 앞두면서 각 기업간 투자 방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입자 1000만명, 선수금 10조원 시대를 앞두고 주요 상조기업들은 본업인 장례상품 투자 외에도 부동산, 채권 등 금융 상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조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20년 630만명에서 2023년 890만명으로 늘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선수금 규모도 같은 기간 5조8838억원에서 9조448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상조기업은 가입 고객으로부터 선수금을 받아 추후 장례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래에 발생할 장례를 대비하는 상품인 만큼, 납입 기간은 타 업종에 비해 긴 10~20년 수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납입 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선수금은 소비자 보호 차원으로 할부거래법에 따라 50%를 은행이나 상조공제조합에 예치해야한다.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조기업이 폐업할 경우 가입자에게 납입금을 환급하기 위함이다.

    상조회사는 나머지 50%의 선수금을 활용해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이자 0%의 대출금인 것.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례사업 투자 외에도 부동산과 금융 상품 등 다양한 방면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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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리드라이프의 2023년 선수금 규모는 2조2315억원으로 국내 상조업계 중 가장 많다. 프리드라이프는 활용 가능한 선수금의 절반 이상을 채권, 나머지를 대체투자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업수익의 약 35%를 금융 투자를 통해 내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2023년 영업수익은 2295억원. 이 중 장례 및 행사 등 장례서비스를 통한 수익은 1488억원으로 전년 대비 7.2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 수익은 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7% 증가했다. 규모 자체는 아직 장례서비스 부문이 많지만 금융 투자를 통한 수익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 ▲ ⓒ보람그룹
    ▲ ⓒ보람그룹
    보람그룹은 상조, 의전, 장례식장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상조 관련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상조업 계열사만 7곳에 이른다. 보람그룹의 2023년 선수금은 1조4834억원으로 프리드라이프에 이어 두 번째다.

    보람그룹은 제품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계열사를 통해 진행하는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례 서비스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B2C 외에도 기업간 거래(B2b)도 공략하고 있다.

    보람그룹 7개 상조법인 개별감사보고서를 합산한 결과 2023년 영업수익은 1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9.19% 증가했다.

    행사매출은 1218억원에서 1241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장례식장 매출은 257억원에서 392억원으로 52% 늘어났다. 임대 수익은 20억원에서 23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상품매출은 3억원에서 12억원으로 4배 늘었으며, 제품매출은 15억원이 추가됐다.

    올해 보람그룹은 반려동물, 생체보석, 그린바이오, MICE 등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사업 역시 계열사와 연계해 진행된다.

    생체보석사업은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분골 등에서 생체원소를 추출해 사파이어 보석에 혼합해 제품을 만든다. 계열사인 비아생명공학을 통해 첨단 시설을 운영하고 대표 브랜드 ‘비아젬’을 전개한다. MICE 부문은 보람컨벤션이 인천 서구 호텔 건립 등에 나선다.
  • ▲ ⓒ교원라이프
    ▲ ⓒ교원라이프
    교원그룹 교원라이프 역시 계열사간 시너지를 꾀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확장성이 장점이다. 교원라이프의 선수금은 4년 사이 80%가까이 늘어나며 1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23년 선수금 증가액은 2989억원을 기록하며 보람상조(527억원)의 3배를 훌쩍 넘어섰다.

    교원라이프는 계열사 외에도 이종업체간의 협업을 통한 전환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환 서비스는 기존 가입된 상조 상품을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구성된 여행·웨딩·반려동물·어학연수 등의 상품으로 전환·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교원라이프가 확장성에 집중하는 것은 본업만으로는 성장세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원라이프는 실제 교육(교원), 가전(교원웰스), 여행(교원투어) 등 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업해 전환 서비스 차별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간병인 매칭 플랫폼, 결혼정보업체, 반려동물 장례식장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성장은 순조롭다. 2023년 기준 영업수익은 1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늘어났다. 제품매출은 15.4% 줄었지만 상품 매출이 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선장했다. 이밖에 행사(10%), 장례(6.5%), 식음료(20%), 임대(76.7%) 부문이 모두 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리오프닝 이후 늘어난 여행수요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여행알선수수료는 279억원으로 저년 대비 377.7% 폭증했으며, 항공권수입수수료 역시 같은 기간 104% 늘어났다.

    주식, 장기금융상품 등 투자자산 부문도 4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며 외형성장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