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5' 현장 인터뷰"부동산 대신 핵심 자산 팔릴 것" 원자재 리스크 관리 자신감도 피력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고려아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고려아연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고려아연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이 인수된다면 기술, 인력 등 핵심 자산이 팔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에서 한 매체와 만나 "홈플러스 사태는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을 인수한다면 부동산 대신 기술, 사람, 자회사 등 미래 핵심 자산이 팔려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해 점포 축소, 부동산 매각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고려아연은 부동산이 없어 기술력과 조직을 비롯한 핵심 자산이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사업도 마찬가지고, 수십 년간 장기 계획을 가지고 키워 나가야 하는 사업이 많이 있다"며 "5~10년 뒤 엑시트(투자 회수)를 고려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도 많다"며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반대 의견을 재확인했다.

    고려아연은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해 이차전지 사업 밸류체인을 전시하고 있다. 약 5000억원을 투입, 2026년 말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 '올인원 니켈제련소'도 이 자리에서 소개 중이다.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니켈 중간재인 MHP, 니켈매트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블랙매스, 양극 스크랩 등 다양한 원료를 조달해 니켈을 생산한다.

    최 회장은 "시장 가격에 따라 원료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식으로 유연한 생산이 가능해 중국산 정광(원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며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고려아연 부스 투어를 시작으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LS,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부스를 돌며 각사의 기술을 살펴봤다. 관람에는 최 회장의 사촌형제인 최내현 켐코 회장을 비롯해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사외이사 황덕남, 이재용 이사가 동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배터리 사업 확대 및 원자재 리스크 관리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안티모니, 비스무트, 인듐, 텔루륨 등 희소금속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올해 실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는 LG화학이 전구체 없이 양극재를 제조하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 기술을 개발한 것에 대해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오히려 고순도 니켈 금속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 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해서는 "고려아연은 가격 변동성이 큰 니켈 외에도 아연, 연, 구리, 금 등을 생산하는 회사"라며 "5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서는 "겸허히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7일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