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일상 보장·의료비 절감 장점에도 정책적 한계복막투석 재택관리 본사업 전환시 보완 절실 신장학회, 행위수가 신설 등 대책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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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콩팥병 1인당 연간 총진료비는 2838만원으로 암이나 치매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치료의 선택지는 주당 약 3회 투석실에 방문하는 혈액투석과 환자 스스로 관리가 가능한 복막투석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는 의료비가 많이 드는 전자의 경우만 활성화된 상황이다.대한신장학회는 지난해 말기콩팥병 환자의 재택치료(복막 투석 및 장기이식) 비율을 33%로 올리자는 10년 단위 목표를 잡았지만 외면받고 있다. 오히려 복막투석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비 2022년 복막투석 환자 수는 -2.5%로 감소 중이다.현재의 경향이 유지될 경우, 복막투석 재택치료는 2033년 전체 투석 환자 중 비율이 1.8%까지 낮아져 복막투석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다.의료진들이 복막투석이라는 선택지를 강조하는 이유로는 매번 병원을 방문해 투석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질적 측면, 의료비 절감 등이 있다. 일이나 여행에 있어서도 제한이 적기 때문에 재택치료의 개념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양재원 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원주세브란스병원)는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말기콩팥병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국가"라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말기콩팥병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을 위해 복막투석 재택치료 활성화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짚었다.이어 "그러나 우리나라는 복막투석에 대한 인지도 부족, 교육 및 정책적 지원 부족 등의 원인으로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실제 미국은 투석 유형과 관계없이 동일 수가를 통해 투석유형 선택을 지원하고 있고, 대만에서는 복막투석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병원 신설 인센티브와 복막투석 환자 관리료를 별도 지급해 복막투석을 활성화하고 있다.국내에서도 2019년 12월부터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단편적 접근에 불과해 치료 환경을 바꾸고 재택치료 환자의 관리를 위해 실질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료진들의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김좌경 신장학회 복막투석연구회 총무(한림대성심병원)는 "복막투석 환자의 재택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적 타당성은 마련됐다"며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임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시범사업 참여 환자에서 사망률 감소와 응급실 방문, 입원 건수 및 일수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10년 내 투석 총 진료비는 2배 수준으로 약 6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잘 고안된 정책적 지원을 통해 복막투석 재택치료를 활용하면 건강보험재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학회는 오는 12월 종료가 예정된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보완해 도입하는 것을 물론 ▲복막투석 행위수가 신설, ▲복막투석 교육 시설 설치 및 운영 위한 정책적 지원, ▲복막투석 전문 인력 지원을 제안했다.박형천 신장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은 "복막투석은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의료비용 절감 효과가 명확히 입증됐다. 연간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환자와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보다 실질적인 정책 개선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2025년 말 시범사업이 본사업으로 전환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에 정책 지원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복막투석은 임상적 효과 증가나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정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