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늘었지만, 면세점 매출 회복 제자리높은 임대료에 사업권 반납까지… 흔들리는 면세점 업계중국처럼 한국도 지원책 마련 시급
  • ▲ 대한상공회의소와 나경원(이하 국민의힘)·송언석·김은혜 의원이 1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항공·관광산업의 위기 진단과 해법모색, K면세산업을 중심으로’토론회ⓒ이미현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와 나경원(이하 국민의힘)·송언석·김은혜 의원이 1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항공·관광산업의 위기 진단과 해법모색, K면세산업을 중심으로’토론회ⓒ이미현 기자

    "면세점업계가 살아남으려고 몸부림 치고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 당장 할 수 있는 대안, 구조적 해결방안이 없는지 논의 필요하다. 정부에서 각별한 주의와 지원이 필요할 때가 됐다고 본다."

    면세점 업계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 단기적인 대책 마련과 더불어 탄력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민의힘 나경원·송언석·김은혜 의원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관광산업의 위기 진단과 해법 모색 – K면세산업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면세점 업계가 처한 위기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논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팬데믹 이후 인천공항은 빠르게 활기를 되찾았지만, 면세산업은 여전히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관광산업의 핵심이자 공항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면세산업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긴급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송언석 의원은 "팬데믹 이후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사업권 반납을 고려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국내 기업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할 경우, 대한민국 면세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관광산업 위축과 고용 불안정 문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은혜 의원은 "싱가포르와 홍콩 등 해외 주요 공항들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정부 차원의 임대료 감면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제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면세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일준 상근부회장도 "면세점 산업은 단순한 유통업이 아니라 국가 관광 경쟁력과 항공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그러나 여행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매출과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면세점 매출은 팬데믹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19년 대비 57.2% 수준에 불과하다. 방한 외국인 여행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일본과 중국의 면세산업 정책 변화와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면세점보다 체험형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면세점 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김숙경 선임연구위원은 "면세점 매출 회복을 위해 필요한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며,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도 면세점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에 매출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여행객 수에 비례해 임대료를 부과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구조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면세점이 공항 운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면세점 붕괴는 결국 공항과 이용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석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공항경제권 개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인천공항 임대료 조정을 통해 면세점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는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고상동 영진사이버대학교 교수 역시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이상적인 전략 방향은 상생과 협력"이라며, "인천공항도 기계적인 임대료 부과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을 반영한 유연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