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쇼핑, 이달 각각 9.86%·6.97% 상승홈플러스 영업력 타격 전망 속 소비자 흡수 기대외형 확장 가속화…제조업체 대상 협상우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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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일주일이 넘은 가운데, 대형마트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쇼핑(롯데마트)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홈플러스의 영업력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 속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롯데쇼핑은 전장(6만7500원)보다 0.30% 오른 6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이마트는 전 거래일(8만3600원) 대비 0.36% 내린 8만3300원에 거래 중이다.이들 종목을 비롯한 국내 유통주들은 이달 들어 강세장을 이어오고 있다. 유통업종은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2.27% 상승했는데, 이는 코스피 49개 업종 중 11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9.86%, 롯데쇼핑은 6.97% 급등했으며 ‘KRX 필수소비재지수’와 ‘KRX 경기소비재지수’도 각각 1.92, 0.35% 올랐다.특히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기관들은 이달 이마트 주식 54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 가운데에서는 연기금이 23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61억원, 178억원을 순매도했다.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인 것은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같은 날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 속 대형마트 경쟁사들이 소비자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이마트·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모습이다.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국내 할인점 2위 업체지만, 영업 능력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이번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 혹은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전사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봤다.또한 올해 초 기준 업체별 매장 수는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 155개, 홈플러스 126개, 롯데마트 11개다.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현재까지 14곳의 점포를 매각해온 만큼 향후 추가 매각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이 경우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실제 이들은 올해 신규 점포 출점, 매장 리뉴얼 등 외형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개점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에 이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트레이더스 구월점 등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연초 천호점을 개점했으며 상반기 내 구리점도 열 예정이다.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측에서는 정상영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협력 업체들의 납품 중단이 본격화되면서 정상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며 “홈플러스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6조9000억원이며 이마트와의 영업 경합지는 총 132개 매장 중 약 70개 점포 수준이기에 최소 5%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홈플러스 납품 중단으로 재고 처리가 필요한 제조업체에 대해 경쟁사들이 협상 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 또한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는 6곳으로 ▲NH투자증권(6만5000원→7만원) ▲대신증권(7만원→7만7000원) ▲하나증권(7만4000원→8만4000원) ▲IBK투자증권(8만3000원→9만5000원)은 홈플러스 사태 이전, ▲한화투자증권(10만원→12만원) ▲키움증권(6만8000원→13만원)은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 보고서를 냈다.박 연구원은 “이마트는 주력 경쟁사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영업력 약화에 따른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며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상권이 겹치는 점포 수의 비중은 50% 수준임에 따라 이르면 3월부터 할인점을 중심으로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해 “롯데쇼핑은 국내에서 체질 개선에 어느정도 성과를 이뤘으며 지난해 해외산업 매출 비중은 12% 수준으로 해외 할인점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지난 3개년(2022~2024년) 동안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리테일테크에 관심을 갖고 전담 조직 신설·유통 특화 AI 도입에 노력 중인 만큼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