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 생존 경쟁 심화알리익스프레스·테무 공세 타격투자 유치 난항·수익성 악화도
  • ▲ 집꾸미기 공지 ⓒ집꾸미기 홈페이지
    ▲ 집꾸미기 공지 ⓒ집꾸미기 홈페이지
    고객 수요가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특정 분야에 집중한 이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와 내수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일부 플랫폼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정보 공유 플랫폼 집꾸미기는 오는 31일부로 사업을 종료한다. 집꾸미기는 1위 플랫폼인 오늘의집과 함께 주목받았던 서비스다.

    집꾸미기의 전신은 2012년 8월 노대영 대표와 류지현 부사장 등이 공동 창업한 오스퀘어다. 이용자들이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2018년 사명을 집꾸미기로 변경하며 가구·가전 등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1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회원 수도 120만명에 달했다.

    집꾸미기 측은 "적립된 포인트는 서비스 종료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되며 교환·환불 관련 고객센터는 4월 30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펀샵도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다. 펀샵은 CJ ENM의 자회사 브랜드웍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커머스로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가게를 표방하며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왔다.

    일반 쇼핑몰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유니크한 제품을 판매하며 3040대 남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때 강남과 부산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출점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결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이 외에도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가전·가구 편집숍 알렛츠와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 1300K(천삼백케이)가, 6월에는 문구·생활용품 온라인 쇼핑몰 바보사랑이 사업을 종료하는 등 다수의 버티컬 플랫폼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버티컬 플랫폼의 연이은 사업 종료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한 데다 고정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소매 판매는 지난 1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5%), 의복 등 준내구재(-2.6%) 부문에서 판매가 줄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버티컬 플랫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국내 결제액은 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실제로 일부 버티컬 플랫폼의 경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자금 조달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투자 유치나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 등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수 시장 위축과 운영 비용 증가가 맞물리면서 사업 지속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