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원 규모…단순도급 넘어 설계·시공까지지하터널 개수로 변경 대안설계 제시해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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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호 한국중부발전 부장(왼쪽부터), 김광일 기술안전본부장, 문병두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 이창석 토목영업담당이 계약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DL이앤씨
DL이앤씨가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또한번 본격화했다. 특히 그동안 선진국이 독점했던 건설사업관리(CM)까지 업역을 확대하면서 수주경쟁력 차별화에 나설 전망이다.17일 DL이앤씨는 최근 한국중부발전이 대주주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PT. 시보르파 에코파워(PT. Siborpa Eco Power)와 15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PT. 시보르파 에코파워는 인도네시아 시보르파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해당 수력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동부 빌라(Bilah)강에 114㎿ 규모로 건설된다. 발전소는 1년간 현지인구 약 1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DL이앤씨는 2030년 8월까지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시공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건설사업관리(CM)를 맡을 예정이다. CM은 프로젝트 경험과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를 요구하는 기술집약적 업역이다. 발주처 입장에선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해외 대형 프로젝트중 상당수가 CM을 활용하고 있다.DL이앤씨 측은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던 CM 분야까지 업역을 확대하면서 수주경쟁력을 차별화했다"고 말했다.DL이앤씨는 기존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CM이라는 새 사업모델을 역으로 제안해 발주처 신뢰를 얻었다. 최근 해외수주 경쟁에서 중국의 저가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2022년 입찰 당시 DL이앤씨가 강점을 보인 부분은 대안설계 능력이었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중 유일하게 DL이앤씨만 대안설계를 제시했다.수력발전은 댐에서 물이 도수로(導水路)를 지나 아래로 떨어지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발주처는 애초 도수로를 4.5㎞ 길이 지하터널로 계획했다. 하지만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수마트라섬은 지반 상태가 불안정해 굴착 자체가 큰 모험이었다.이에 DL이앤씨는 지하터널을 지상에 설치하는 개수로로 변경, 시공성이나 공기(工期)‧원가 등의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발주처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CM사업 수주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1990년대 수력발전사업 시작 후 국내 최다 시공실적을 가진 DL이앤씨는 인도네시아에서도 다수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말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카리안댐을 준공할 예정이며 2022년엔 현지 최초 양수발전소인 어퍼 치소칸 수력발전소를 착공했다.문병두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그동안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 수력발전소 공사를 수행하면서 축적한 기술력이 수주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들이 독식해온 사업관리형 CM시장에 진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