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투입해 1000조 유럽 시장 공략3형제 승계구도에 쓰이나 '의구심'"회사채로 방산 수주·JV 설립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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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한화에어로 측은 유럽 방산시장 확장을 위한 '승부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주들은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넘긴 상황에서 주식 가치가 크게 희석되는 유상증자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일 오전 경기 성남 상공회의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한화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을 의결한다.이 자리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주주들이 수용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6조 투입해 1000조 유럽 시장 공략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3조6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은 K9 자주포, 천무 등 지상 방산 부문의 현지 공장 설립과과 합작법인(JV)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 국내 시설 구축 1조2000억원, 해외조선소 지분투자 8000억원 등이 쓰일 전망이다.특히 유럽지역에서는 이미 수출이 이뤄진 폴란드·루마니아·에스토니아 등에 생산시설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동유럽과 중동에 현지 생산을 확장해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 밝혔다.한화에어로는 올 들어 유럽시장에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내 자강기류가 강해지며 방산업계의 큰 장이 열린 까닭이다.유럽연합(EU)는 향후 5년 간 8000억 유로(1270조원) 쏟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1500억 유로는 유럽산 무기구입에만 쓰이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유럽 현지 공장 설립 등을 통해 유럽 재무장 시장에 '참전' 한다는 계획이다.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의 이러한 투자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기류다. K방산의 대표주자로서 막강한 투자 결단을 내린 데는 '한화답다'는 평가도 나온다.다만 투자금 확보 방식이 꼭 '유상증자'였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 ⓒ뉴데일리
◆ 한화오션 지분매입 일주일 만에 유상증자한화에어로는 2024년말 기준 수주잔고가 103조원에 달한다. 즉, '곳간이 가득 찬' 상황에서 굳이 기존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유증을 선택해야 했느냐는 것이다.동시에 한화에어로의 여윳돈을 자회사인 한화오션 지분매입에 쏟고 일주일 뒤 유상증자를 감행한 것을 두고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한화에어로는 지난 13일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한화에너지(2.3%), 한화임팩트(5.0%)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분 매각으로 두둑한 현금을 챙겼고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지분율을 30% 넘겼다.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대표가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 부사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갖고 있다. 동시에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격인 (주)한화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한화그룹의 유력 승계 시나리오는 한화에너지와 (주)한화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오션 지분매각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주)한화 지분확대에 사용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 차입으론 자금 조달 못해"논란이 커지자 김동관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달래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30억원 규모의 한화에어로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또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각각 9억원과 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필요한 투자였으나 현금흐름·유동자산 현금화, 사채조달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굉장히 아쉽다"면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000억원등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의견을 보류로 낮추고 현 적정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유지할 만한 대단한 투자가 집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 밝혔다.이에 한화에어로 측은 회사채 차입 등을 통한 자금조달로는 시장 접근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채 차입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면 계약기간이 10~20년에 달하는 방산업계에서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비롯해 수주계약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한화에어로의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281.3%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상증자 이후, 부채비율이 213.7%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진 선임연구원은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방위산업 부문 경쟁력이 강화되고 중장기 사업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