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한일 격차 270억달러로 축소반도체·자동차 등 호조가 상승세 견인올해 구조적 반등에 '추월 원년' 기대
  • ▲ 경기 평택항. ⓒ뉴시스
    ▲ 경기 평택항. ⓒ뉴시스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일본과의 수출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조만간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산업통상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의 수출액은 5791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은 6061억달러를 기록해 양국 간 격차는 약 27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이 5662억달러, 일본 6886억달러로 1224억달러 차이였다. 이 격차가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세계 수출 순위에서도 일본이 5위, 한국이 6위로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11월 수출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업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액은 610억4000만달러로, 11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1~11월 누적 수출은 6402억달러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22년 6287억달러(1~11월)보다 115억달러 많은 것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이런 추세라면 올해 우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이 전년보다 2.5% 늘어난 700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6836억달러에 이어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하며, 1970년 8억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이 반세기 만에 '7000억달러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올해 우리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바이오 등 주력 제조업이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끌고 있고 한류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K-푸드, 뷰티 등 K-소비재 및 방산 등도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특히 수출 증가를 선봉에서 이끈 반도체는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이 1526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1419억달러)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자동차 역시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660억4000만달러로 동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선박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아세안 물량이 늘며 수출 호조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밖에도 컴퓨터, 이차전지, 무선통신기기, 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이 고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결과"라며 "수출이 6개월 연속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11월 수출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 2020년 이후 꾸준히 일본과의 수출 격차를 좁혀왔다. 2023년에는 851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세 자릿수까지 격차가 좁혀졌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본을 32억달러까지 추격했다.

    그러다 비상계엄 등 돌발 변수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우리 최종 수출액은 6839억달러, 일본은 707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가 추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수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이번이야말로 전통적인 수출 강국인 일본을 앞지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