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공시로 의장·직위 관련 안건 추가 … 업계 시선 집중정관에 부회장 직위 신설 …성래은 존재감 제도적 반영일정상 보완일 뿐 vs 승계 신호 해석도
  • ▲ 성래은 부회장
    ▲ 성래은 부회장

    영원무역이 임시 주주총회를 보름 앞두고 안건을 전격 수정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의 일정 때문이지만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지난 15일 정정공시를 통해 임시 주총 안건을 수정했다. 의장 선임 방식과 직위 신설이 새로 반영됐다.

    오는 10월1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는 임시의장 선임과 정관 일부 개정이 상정된다. 기존 정관은 대표이사 유고 시 따로 정한 자가 의장을 맡도록만 규정했으나 개정안은 이사회에서 정한 자로 명확히 했다. 동시에 정관상 직위에 부회장을 신설해 성래은 부회장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성 부회장이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의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보완 조치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승계 구도와 맞물린다는 해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시 주총 날짜를 8월 말에 잡았는데 성기학 회장이 꼭 참석해야 하는 일정이 생겼다"며 "사업을 잘 아는 성 부회장이 의장을 맡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정관에 관련 규정이 없어 부회장이 맡을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이는 이미 지난달 공시된 내용으로 본업인 의류 제조·수출을 넘어 부동산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단발성 보완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지배구조상 승계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성 부회장은 직접 보유 지분은 크지 않지만 지주사와 특수관계법인을 통해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는 YMSA로 지분율은 29.09%에 달한다. 성 회장은 홀딩스 지분 16.77%를 보유하고 성 부회장의 직접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 부회장은 YMSA 지분 과반(50.1%)을 확보하면서 지주사를 통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원무역의 경우 최대주주는 영원무역홀딩스로 50.52% 지분을 보유하고 성 부회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약 0.02% 수준이다.

    이처럼 성 부회장이 간접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정관 개정으로 의장 역할까지 맡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향후 경영 승계 과정에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보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 부회장의 위상을 명문화한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