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차전지 TOP 10’, 지난 한 주간 13%↓ … 테마 지수 하위 2위지수 구성 종목 일제 약세 … 공매도 전면 재개 등 불확실성 확대 영향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 이어져 … “ASSB 등 차세대 배터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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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이차전지주들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세계 대상 고율 관세 정책과 공매도 전면 재개 등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들로 꾸려진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오전 9시 50분 기준 전장(2494.45)보다 0.83% 오른 2515.06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2만주, 997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은 2.92% 상승세며 ▲SKC(2.86%) ▲에코프로머티(2.38%) ▲포스코퓨처엠(2.26%) ▲LG화학(1.41%) ▲에코프로(1.31%) ▲LG에너지솔루션(1.08%) ▲POSCO홀딩스(0.69%) ▲삼성SDI(0.28%) 등이 일제히 강세다. SK이노베이션은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한 주(3월 31일~4월 7일) 동안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고전했다. 실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 기간 13.44% 폭락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수익률 기준 ‘KRX 반도체 Top 15’ 지수(-14.56%)에 이은 하위 2위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머티의 주가는 21.22%나 빠졌으며 ▲SK이노베이션(–19.26%) ▲LG화학(–17.57%) ▲SKC(–17.45%) ▲POSCO홀딩스(–12.67%) ▲에코프로(–12.59%) ▲에코프로비엠(–10.53%) ▲포스코퓨처엠(-10.43%) 등도 두 자릿수대 하락을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9.68%, 9.27% 내렸다.

    이같이 이차전지주들이 약세를 나타낸 배경은 국내 공매도 전면 재개와 미 관세 부과 정책 리스크가 부각된 영향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잔고 상위 50개 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비중이 3.00%로 가장 높았고 SKC(2.00%), 엘앤에프(1.45%)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3.77%, 3.69%로 1, 2위를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고 수량의 경우 LG화학이 지난달 31일 170만주에서 이달 7일 241만주로 41.75% 급증했고 ▲SK이노베이션(38.04%) ▲포스코홀딩스(30.12%) ▲에코프로(9.60%) ▲삼성SDI(5.42%) ▲SKC(4.77%) 등도 동반 증가했다.

    또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전 세계 대상 10%의 보편관세에 국가별 차별화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는 25%의 관세율을 매겼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10%의 기본 관세는 5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부터 발효된다.

    시장에서는 이차전지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3대 이차전지 소재 수출 점유율은 33.7%로 1위인 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이 수입하는 완성차에도 고관세가 적용되면서 전기차 수요 위축·배터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산업·IBK 등 국책은행들도 ‘2025년 산업 전망’에서 이차전지 산업을 중점관리업종에 편입했다. 정부에서도 수출 근간인 반도체·이차전지 등을 지원하기 위해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 조립돼 수입되는 완성차에게 부과되는 25%의 관세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 모두 부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로 인해 최소 20% 이상의 가격 인상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을 의식해 가격 인상 폭을 억제한다면 OEM·부품업체들의 수익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추후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셀 업체들간 협의를 통해 상기 두 시나리오의 적정 지점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출하량, 수익성 등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실적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 외 유럽 시장에서는 CO2 배출 규제로 전기차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또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 배터리(ASSB)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1, 2월 유럽 배터리 합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7% 늘어난 14.0GWh, 14.2GWh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전기차 판매는 1, 2월 각각 22%, 19%로 성장률도 회복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까지 유럽 BEV(순수전기차) 누적 판매성장률은 연초 이후 31% 증가해 시장 예상치(20%)를 웃돌고 있다”며 “유럽의 월별 판매는 3월과 6월이 기저가 높아 전년 동월 대비 성장률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으나, 연간 전체로는 예상을 상회하는판매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산업 내 화재 이슈(안전성), 주행거리(에너지 밀도) 확대 등과 같은 다양한 해결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로 ASSB가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그동안 리튬이온 전지에서는 사용하지 못한 소재 및 공정이 새롭게 도입됨에 따라 기술적 진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며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공급망 확보, 기술적 한계 극복 및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 이후에나 가능하겠으나,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초기 생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발표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관련 뉴스 플로우, 협력 소식, 샘플 테스트, 파일럿 라인 가동 등이 구체화되고 주가 상승 모멘텀이 구간별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