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스텔란티스, 공장 직원 수백 명 해고 포드, 가격 인상 전 직원 할인가 재고 소진 대미 수출 중단 … GM·포드, 영업익 30%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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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변덕'에 현지 자동차 회사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자국 자동차 산업의 번영을 위해 내놓은 관세 조치가 미국 자동차 기업과 시장에 먼저 타격을 주는 모습이다.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이른바 미국 '빅3' 업체들은 해외 완성차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인력을 해고하고 있다.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CAMI 조립공장'에서 제조하는 전기 상용차 '브라이트드롭' 및 배터리 어셈블리의 생산을 올해 10월까지 중단하고 직원 약 500명을 해고한다.GM 측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를 이유로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으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라 해외 생산량을 줄이려는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조 '유니포'의 라나 페인 위원장은 "관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정책이 GM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향후 (캐나다에 대한)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크라이슬러, 지프, 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도 관세 여파로 미국의 자동차 관세 발효 시점인 지난 3일(현지시각)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있는 조립공장 가동을 2주일간, 멕시코 톨루카 공장을 이달 말까지 멈춰 세운다고 밝혔다.캐나다·멕시코 공장을 일시 중단함에 따라 이 공장들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 내 공장 5곳에서 근로자 900명이 해고됐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겨내기 위해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가격 할인을 통한 대응에도 나섰다. 스텔란티스는 이달 30일까지 지프, 램, 닷지 등 인기 차종을 포함한 2024년형 모델에 직원 할인가를 적용해 판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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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도 이달 초부터 'From America For America’(미국에서 미국을 위해)'라는 캠페인을 공개하고 모든 새 차 구매자에게 직원 할인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이 프로그램은 오는 6월 2일까지 진행되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머스탱 마하-E'와 '매버릭' 등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된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 모델인 '슈퍼 듀티'는 포함되지 않는다.외국 기업이 관세 부담을 가격 인상이나 동결로 흡수할 때,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캐나다와 멕시코 등 해외 조립과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 업체들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한다. 실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새로운 관세로 인해 빅3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으며, GM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투자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포드와 GM이 올해 가격을 인상하고 공급망을 조정하더라도 영업이익이 3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GM의 경우 내달 자동차 부품 관세가 시행될 경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5%는 완성차, 8%는 부품으로 인한 감소다.포드 역시 올해 매출이 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5%가 부품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니엘 로에스카 번스타인 연구원은 "포드와 GM은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지만, 그들의 공급망은 멕시코와 중국을 경유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한편 대미(對美) 수출을 중단하는 자동차 업체도 속속 늘고 있다.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쓰비시가 완성차의 미국 출하를 정지했다고 보도했다. 미쓰비시는 미국 내 공장이 없어 일본 등에서 만든 완성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여기에 25% 관세가 매겨진 영향이다.이에 앞서 영국 재규어랜드로버와 독일 아우디도 관세 폭탄을 피하고자 대미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이들 또한 미국 내 공장을 두지 않고 있다.업계에선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자동차 수입이 줄고 미국 빅3 업체가 공장을 멈춰 세우면서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 같은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욕타임스(NYT)는 "수입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적용하면 소비자 비용이 수천 달러 증가해 해당 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라며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과 직원 해고 같은 경제적 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