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재활용 넘어 '폐기물 혁신'으로 평가기존 흑연보다 결정성 1.3배↑·전도성 1.6배↑첨단산업 경쟁력 확보·탄소중립 달성 기대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도 사이언스'에 게재
  • ▲ 한태희 교수(왼쪽)와 정우재 석박통합과정생.ⓒ한양대
    ▲ 한태희 교수(왼쪽)와 정우재 석박통합과정생.ⓒ한양대
    한양대학교는 유기나노공학과 한태희 교수 연구팀이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고결정성 인조흑연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전략소재를 폐기물로부터 제조하는 원천 기술로 주목받는다.

    흑연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전자소자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지만, 천연흑연은 낮은 결정성과 높은 불순물 함량으로 정밀 산업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순도·고전도성·고결정성을 갖춘 인조흑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한국은 현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에 산화 안정화, 흑연화 공정을 적용해 기존 흑연보다 결정성이 1.3배, 전도성이 1.6배 높은 고성능 인조흑연 제조에 성공했다. 이번에 제조된 인조흑연은 가공성도 뛰어나 3D 프린팅용 페이스트, 유연 전극, 광열 필름, 전자파 차폐소재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고품질 그래핀 산화물(GO)의 안정적인 합성까지 가능해 미래형 나노소재 산업의 핵심 원료로 활용될 것으로 주목된다.
  • ▲ 폐플라스틱 제품의 업사이클링을 통한 고결정·고전기전도도 인조흑연 제작 및 해당 인조흑연의 다양한 응용 분야로의 확장 과정 개요.ⓒ한양대
    ▲ 폐플라스틱 제품의 업사이클링을 통한 고결정·고전기전도도 인조흑연 제작 및 해당 인조흑연의 다양한 응용 분야로의 확장 과정 개요.ⓒ한양대
    기술의 실용성도 입증됐다. 연구팀은 폐비닐을 활용한 공정에서 실험실 수준의 샘플과 동등한 품질의 인조흑연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폐기물 혁신'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술적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 전략소재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현재 천연·인조흑연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한 공급망 불안은 배터리, 반도체, 첨단 전자소자 산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 기술은 흑연 소재의 국산화, 탄소중립, 순환경제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대안 기술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이번 기술은 플라스틱을 환경문제가 아니라 미래 자원으로 바라보는 전환적 시각에서 출발한 결과"라며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도 사이언스'에 지난 11일 게재됐다. 한 교수가 교신저자, 정우재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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