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 물량 유입미중 관세전쟁에 韓 우회수출 영향 관측농산물 수급불안에 따른 할당관세 영향도관세전쟁 격화 땐 저가품 덤핑 우려 목소리"국내 농어가에 악영향…수입 안정화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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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 ⓒ연합뉴스
최근 미국의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미국산 농·축·수산물 수입량이 급증하며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18일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산 농축수산물 수입량은 총 346만9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11만2000톤) 대비 64% 증가한 수치로 2008년(377만8000톤) 이후 가장 많은 수입량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27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중국산 수입량은 같은 기간 176만4000만톤으로 전년 동분기(173만1000톤)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 수치는 2018년 187만톤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중 간 상호관세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위축되자 대체 시장인 한국으로 물량이 쏟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정부가 연초 먹거리 물가 안정을 이유로 '할당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할당관세는 특정 물품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국내 공급이 부족할 경우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품 가격 인하로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곡물, 과일, 달걀, 육류 등 국내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오르자 정부가 단기 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관세 없이 수입되는 미국산 농축산물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입량이 증가한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옥수수가 대표 적인 예다. 미국산 옥수수 수입은 2023년 1분기 1만6000톤에서 지난해 25만6000톤을 기록했다. 올해는 138만2000톤으로 다섯 배 껑충 뛰었다.앞으로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중국 역시 대미 수출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 등으로 농축수산물저가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높아 우리 무역 환경이나 농축산어가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전망이다.미중 관세 전쟁이 사실상 교역을 포기한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이라 중국이 높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 내 시장 장악력을 높이면 국내 농가 등 업체의 경쟁력 저하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이에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 전쟁 속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수급 교란을 유발할 수 있는 저가 농산품 수입 공세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한편, 공급망·수출시장 다변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서인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보복 관세 전쟁 등 국제 경제 흐름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다른 해외 국가들이 우리나라로의 수출 다변화를 모색하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저가 상품이 과잉 공급되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가 미리 나서 수급 안정화 방안과 할당관세 등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 올해 1분기 미국산 농산물 수입 통계표 ⓒKATI 농식품수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