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대비 수출량 크게 낮아생산·수입 과잉으로 국산 쌀 가격 폭락정부, 재배면적 감축 동시에 수출 장벽 해소 나서
  • ▲ 농기계로 쌀을 수확하는 모습 ⓒ연합뉴스
    ▲ 농기계로 쌀을 수확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 1분기까지 쌀 수출이 유의미한 수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만7000톤을 수출하며 최근 수 년 동안의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 쌀 관세율을 지적하며 추가 수입 압박까지 생겨나, 농가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1~3월 쌀 수출량은 4803톤, 수출액은 562만2000달러에 그쳤다. 수출액 기준 쌀 수출 1위국은 라오스(247만4000달러), 2위국은 미국(144만7000달러), 3위국은 말레이시아(105만불)다. 

    수입량은 11만4860톤, 수출액이 8680만5000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쌀 의무 수입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수출량보다 8~9배 가량 높은 편이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쌀 수출량이 13만7631톤으로 2021년 5만2000톤, 2022년 5만4000톤, 2023년 6만톤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수입량(45만9000톤)과의 격차를 좁혀 고무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쌀 수입량은 생산량의 약 11.4%를 차지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쌀 생산량은 358만5000톤이다.

    쌀 수입과 생산이 공급과잉을 초래해, 국산 쌀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23년 기준 55kg에 불과하다. 

    쌀 수출 역시 농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산 쌀에 부과되는 관세가 불공정하다고 비판해 농가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이는 쌀 수입을 무조건 늘리라는 압박과도 같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상호관세 발표 행사에서  "한국은 사실상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그것은 우리가 쌀을 팔지 않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에서는 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벼 재배면적 감축을 추진하는 한편 수출 확대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달 9일부터는 소포장 쌀(최대 25kg)을 검역 요건 없이 뉴질랜드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산 쌀을 뉴질랜드로 수출하려면 식물검역증명서를 첨부하고, 뉴질랜드 도착 시 수입검역 또는 훈증소독을 해야 했다.

    3월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싱가포르를 직접 방문해 농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키도 했다. 

    농식품부는 2028년까지 쌀 가공식품 시장 규모를 17조원, 수출은 4억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본 쌀시장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국산 쌀 소비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황 악화, 감산 정책 부작용 등으로 일본 쌀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3월31일부터 4월6일까지 전국 1000개 슈퍼에서 판매된 쌀 5㎏평균 가격은 4214엔(약 4만2000원)으로 집계돼 14주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해 쌀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마저 생겨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쌀 수입 완화를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