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국내 향수값 8개월 만에 또 인상고물가 속 즐기던 스몰럭셔리 선택지도 비싸져스몰럭셔리 열풍 지속 … 올해 향수 시장 규모 1조
  • ▲ 퍼시픽 칠(pacific chill) ⓒ루이비통 갈무리
    ▲ 퍼시픽 칠(pacific chill) ⓒ루이비통 갈무리
    명품 향수 한 병의 가격이 5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국내에서 향수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들어 멈출 줄 모르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속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의 대표 품목인 향수마저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21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 15일 일부 인기 향수 제품의 가격을 약 4.3% 인상했다.

    ‘애프터눈 스윔’, ‘퍼시픽 칠’, ‘아트라프 레브’, ‘스펠 온 유’ 등 100㎖ 제품은 기존 47만원에서 49만원으로, 200㎖ 제품은 67만원에서 69만원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8월 동일 제품 가격을 100㎖ 기준 45만원에서 47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약 8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루이비통은 이달 일부 가방 제품 가격도 평균 3%가량 인상했다.

    인기 제품 ‘알마 BB(모노그램)’는 260만원에서 268만원으로, ‘알마 BB(에피)’는 277만원에서 285만원으로 조정됐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일부 가방 가격을 8~13% 가량 올린 바 있다.

    올해 초부터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에루샤’ 브랜드를 비롯해 구찌, 크리스찬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환율 변동, 원자재 및 포장재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등을 이유로 가방과 뷰티 제품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 위기 속 명품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향수 브랜드 관계자는 “고급 향수 원료로 사용되는 향료 등의 국제 가격이 상승한데다 포장재와 수입 상품 특성상 발생하는 해상 화물 운반비 등도 동반 상승해 일부 브랜드 제품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 퍼시픽 칠(pacific chill) ⓒ루이비통 갈무리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 ‘스몰 럭셔리’를 즐기던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점점 비싸지고 있다. 그럼에도 명품 의류나 가방 같은 고가 제품 대신 뷰티 등을 통해 만족을 추구하는 작은 사치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5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6000억원대로 성장했고,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국내 유통업계는 향수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올해 자사 럭셔리 뷰티 플랫폼 ‘알럭스(RLUX)’를 통해 향수 브랜드 유치에 힘을 쏟고 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에르메스 등 수입·판매하는 향수 브랜드를 확대했다. 이달에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성수동 부티크를 새로 열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향수는 공산품처럼 모두 소진한 뒤에야 다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감성 소비의 성격이 강해 다 쓰지 않아도 다른 제품으로 반복 구매가 이뤄지는 품목”이라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뷰티업계가 향수 라인업에 힘을 싣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