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어센드 920' … 엔비디아 대체체 급부상문제는 HBM … 기존 공급처 당분간 의존해야 할 듯美 규제 갈수록 쎄져 … 중국 HBM 기술 자급화 불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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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미국의 엔비디아 칩 수출 규제를 계기로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 AI(인공지능) 칩인 '어센드(Asend)920'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중국이 HBM 자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규제로 당분간은 기존 공급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자체 개발 AI칩인 어센드920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시점은 하반기로 관측된다.중국 정부는 화웨이를 통해 중국 기술로 완성한 AI칩을 시장에 조기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선보인 AI 모델로 중국 내에서 AI 투자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AI칩을 완전히 자급화해 중국 경제를 일으켜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규제로 불을 지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특화 모델인 'H20'의 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하며 혼란을 초래했다. 지난해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모델마저 타깃이 되면서 회사 측은 막대한 손실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이후 엔비디아 측이 중국에 급히 인력을 파견해 중국 현지에서 맞춤형 AI칩을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트럼프의 사정권 안에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도 일단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물꼬를 트긴 하겠지만 자체적으로 AI칩 자급화 작업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AI칩을 사이에 두고 다툼이 이어지는 상황을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칩인 H20을 구상하던 지난해 삼성전자의 HBM3을 탑재하며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최근 생산된 H20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 8단 제품이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중국향 엔비디아 제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HBM이 모두 쓰이고 있다는 의미다.이 H20 수출길이 막히면 HBM 제조사들도 곤란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 아래서 HBM을 중국 측에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엔비디아 H20과 같은 미국산 GPU에 함께 패키징하는 것이었지만 이 길이 막히게 되는 셈이다. -
- ▲ 삼성전자 HBM3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다만 자체적으로 칩을 만드는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에 HBM을 공급할 여지는 남아있다. 이미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HBM 재고를 미리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이 방법마저 막힌다면 중국 내 유통사들을 이용하는 방안이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HBM을 포함해 로직 다이를 함께 패키징한 후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당분간은 이런 방식으로 중국 AI칩 제조사들이 한국 HBM에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메모리사인 창신메모리(CXMT)가 HBM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2세대 HBM인 'HBM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CXMT가 이 HBM2를 자체 기술로 완성하는 시점이 빨라야 내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HBM 3사와의 기술 격차가 2~2.5세대 가량 나는 것이다.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강도 높은 반도체 산업 규제로 중국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범용 메모리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나섰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AI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도 감안하면 이번 미국의 H20 수출 규제가 중국의 AI 반도체 자급화와 HBM 기술 확보에 또 한번의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