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영업익 급증 전망 … 고부가 선별 수주 성과철강업계 실적 전망 암울 … 美 관세 본격 영향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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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한국조선해양
조선과 철강업계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성적표를 두고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역대급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철강업게는 계속되는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오는 24일, 한화오션은 28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연결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93.2% 늘어난 1506억 원, 한화오션은 200.9% 증가한 1592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른바 '조선 빅3'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셈이다.국내 조선사들의 호실적 배경엔 품질과 수익성을 우선시한 고부가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가 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이후 선가가 오른 뒤 따낸 수주 물량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실제 조선업계는 지난 2~3년간 수익성이 낮은 저가 수주를 피하고 LNG선·군함·해양플랜트 등 고수익 선종 위주로 수주를 조정해 왔다. 조선사의 수주 물량은 2~3년 뒤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측의 설명이다.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마진 개선에 날개를 달았다. 철강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후판 가격을 낮춘 것 역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영향은 실적에 긍정적이다. 통상 선박 건조 대금은 달러로 결제돼 이 같은 환율 상승은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선박과 선사에 거액의 수수료를 물리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선사들은 중국에 맡길 물량들을 한국 조선소에 맡기기 위해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견제 대상이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해군력 증강과 중국 조선소의 수익 차단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조선업계가 1분기 선방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최근 1개월 컨센서스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17조8057억원으로 1.4% 줄어들 전망이다.현대제철도 올해 1분기 2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해 1분기에는 558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의 경우 7개월이 넘는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동국제강그룹과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등의 1분기 실적도 작년 동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국발 공급 과잉 및 해외 저가 철강재 유입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는 점에서 관세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이에 따라 대미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일각에선 한국 철강 업계가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수출 감소 및 수익성 하락 우려가 여전히 있다"라면서도 "미국에서 열연 제품 가격이 연초 대비 38% 이상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관세 부과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으로, 오히려 쿼터제 폐지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