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내년 각각 11.2만·20.3만 대 감소 예상日·中, 2년 총합 각각 60만대·70만대 줄어들 전망현대차 美 선제 투자 효과 … 시장 점유율 상승 기대
  •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한국과 중국, 일본 중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피해를 보는 곳은 한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유효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가 자동차 관세와 상호 관세 영향을 고려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을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관세 역풍이 지속되면서 올해와 내년 글로벌 승용차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달부터 자동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관세와 정치적 불안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승용차 생산량이 올해와 내년 각각 11만2000대, 20만3000대 감소, 2년간 총 31만5000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감소 폭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30만 대로, 총 60만 대의 승용차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보다 두 배 가까이 생산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중국 승용차 생산에 가장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경우 승용차 생산 예상 감소량이 1만2000대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감소 폭이 25만1000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도 올해 19만8000대, 내년 50만3000대 승용차 생산량이 감소해 2년간 70만 대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은 오히려 가장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북미의 승용차 생산 감소량은 2025년 94만4000대, 2026년 77만8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 폭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최소 향후 2년 동안 관세가 전 세계 승용차 생산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북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관세가 내년까지 유지되다 2027년에는 15%(캐나다·멕시코는 12%)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 및 공급망 강화를 위해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점이 한국이 일본, 중국과 비교했을 때 자동차 관세 부과로 인한 가장 적은 피해를 볼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해석한다.

    특히 미국에 공장이 없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저마다 미국 수출을 일시 중단하거나 현지 직원을 해고하는 등 타격을 받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찍이 미국 내 생산 및 조달 체계를 갖춰 상대적으로 덜한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대외 정세 속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미국 내 공장을 지은 덕에 연간 생산능력을 100만 대 이상 늘릴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잇따라 미국 생산 및 수출 중단과 해고 등 악재에 부딪힘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