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빗썸·사조·유코카캐리어스·대광 등 기업집단 신규 지정 방산·가상자산·해운업 주력집단 성장·대형 M&A로 자산 증가
-
- ▲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뉴시스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미국 대선 등 대외환경 변화로 방산·가상자산·해운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LIG,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등이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사조와 주택 건설업·부동산 임대업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대광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한국앤컴퍼니그룹,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4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었던 교보생명보험, 태영, 에코프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한 대상은 92개로 작년보다 4개 늘었다. 이들 집단에 소속된 회사는 3301개로 같은 기간 17개 감소했다.신규 지정된 공시집단은 LIG, 대광, 사조,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등 5개다. 이들 기업은 내달 1일부터 공시·신고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등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공정위는 같은 날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이 가장 최근의 명목 GDP 확정치(2324조원)의 0.5%에 해당하는 11조6000억원 이상인 46개 집단(소속회사 2093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수 및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48개, 2213개) 대비 각각 2개, 120개 감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된 집단은 한국앤컴퍼니그룹, 두나무이이다. 특히 두나무는 1년 새 자산이 9조5000억원에서 15조9000억원으로 67% 넘게 불어나면서 재계 순위 53위에서 36위로 17계단 뛰었고 KT&G, 코오롱, KCC, 넥슨, 이랜드 등을 제쳤다.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었던 교보생명보험, 태영 및 에코프로의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지난 2월 지정제외 된 바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집단이 받는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적용된다. -
- ▲ 공시대상기업집단 변동 현황.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대외환경 변화로 방위산업과 가상자산업, 해운업 주력회사의 자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기존 소속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대형 M&A 등이 이뤄지면서 공시집단 수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 속 전체 공시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3074조3000억원) 대비 227조5000억원(7.4%) 증가한 330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해외 각국의 군비 증강 등으로 방위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며 주요 방위산업회사를 계열회사로 둔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의 자산이 모두 증가하면서 LIG가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되며 고객 예치금이 증가하면서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되고 빗썸은 공시집단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중동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운임률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데다 지난해 말 급격한 환율 상승에 표시통화 환산이익이 발생한 해운업 주력집단들도 자산이 확대되고 순위가 상승했다. HMM은 전년 20위에서 올해 25위로, 장금상선은 38위에서 3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자동차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유코카캐리어스는 공시집단에 신규로 포함됐다.반면 보험업 주력 집단의 경우 자산이 감소하거나 재계 순위가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부채가 증가하면서 DB, 교보생명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공정자산이 감소하고 순위가 하락했다.상위 10대 기업집단 중에서는 철강업 업황 악화로 포스코(5→6위)가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한 롯데(6→5위)와 순위가 바뀌었으며, 석유화학업 업황 악화로 GS(9→10위)가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자산이 증가한 농협(10→9위)과 순위가 바뀌었다.대형 M&A도 기존 집단 자산 변동과 신규 지정에 영향을 줬다. 한진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을 완료함에 따라 전년 대비 자산이 19조1000억원 증가했고, 한국앤컴퍼니그룹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11조1000억원 늘어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사조는 사조대림 등이 식품 제조 및 유통사인 사조씨피케이, 푸디스 등 7개사를 인수함에 따라 자산이 1조4000억원 불어나 공시집단에 포함됐다.지난해에 이어 연속해 지정된 기업집단(87개)들의 경우, 동일인들은 모두 지난해와 동일하게 했다. 지난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해 지정된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올해도 시행령 상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 자연인이 아닌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했다.공정위는 지정결과를 바탕으로 지정된 대상 집단에 대해 고도화된 분석을 통해 주식소유현황(9월), 채무보증현황(10월), 금융보험사 의결권행사현황(10월), 내부거래현황(11월), 지주회사현황(6·12월), 지배구조현황(12월) 분석·공개 예정이다.지난해부터 고정된 자산총액 기준이 아닌 명목 GDP의 0.5% 이상인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해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은 올해처럼 명목 GDP의 변화를 반영해 자동적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