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M·토요타 이어 포스코와 손잡아배터리·철강으로 동맹 확대 … 시너지 기대 히노-미쓰비시후소 경영통합 … 中 결집 견제
  • ▲ 작년 경기 용인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 작년 경기 용인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합종연횡(合縱連橫)에 한창이다. 미국 관세, 중국 전기차 공세 등으로 자동차 업계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저마다 협력을 통해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철강 분야 글로벌 합작투자부터 탄소 저감 철강 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탄소중립 전환까지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신설하는 전기로 제철소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은 58억 달러(8조 원)가 넘는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0여 년간 보호무역 장벽으로 제한됐던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을 예고하면서 '배터리 원료→소재→전기차'로 이어지는 공급망의 안정화를 기대하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326만 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9월에도 제너럴모터스(GM)와 승용차 및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토요타와도 수소차·로보틱스 분야에서의 협력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도 '힘 합치기'에 한창이다. 동종 업계는 물론 정보기술(IT)·배터리 업계와 공동 전선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차 견제가 본격화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앞서 지난 2월 중국 대표 IT 업체 화웨이와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함께 중저가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스마트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도 올해 초부터 SAIC와 전기차 개발 협력을 시작했다. 중국 국영기업 제일자동차그룹의 자회사 지에팡과 상용차 기술 개발 협정도 맺었다.

    중국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의 합병 작업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합치면 비야디(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로 거듭날 전망으로, 판매량 기준 전 세계 5위권 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상용차 시장에서도 합종연횡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그룹 산하 히노자동차와 독일 다임러트럭의 미쓰비시후소는 이르면 이달 경영 통합을 위한 최종 계약을 맺는다. 

    이는 상용차 판매 1위에 오른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준대형 트럭 판매량은 상하이자동차가 49만8000대로 1위였다. 이어 다임러트럭(40만7000대), 토요타그룹(25만8000대), 볼보트럭(21만4000대) 순이다. 

    향후 히노와 미쓰비시후소가 합병을 마무리할 경우 중대형 트럭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4%인 세계 최대 상용차 연합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 등 자동차 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경쟁사와 손잡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