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소비심리 위축 … '지출 통제' 체크카드 결제량↑정부 '상생금융'도 요인 … "혜택 줄자 신용카드 매력도 상대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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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해 동안 체크카드 이용 금액이 전년 대비 2조원 넘게 증가해 11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소비자들이 '통제 가능한 지출' 방식을 선호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업계는 체크카드 이용 실적 증가가 단순히 경기 요인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압박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소비자 혜택이 점점 줄어들자 신용카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다.◇작년 체크카드 이용실적 111조원대 돌파 … 전년比 2.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8곳(삼성·신한·KB국민·하나·우리·현대·롯데·BC카드)의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 실적은 전년(108조9030억원) 대비 2조3424억원(2.2%) 늘어난 111조2454억원으로 집계됐다.최근 5년간의 체크카드 이용 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엔 100조5960억원, 2021년 103조9965억원, 2022년 106조4292억원, 2023년 108조9030억원, 지난해 111조2454억원을 기록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2.55%였다.카드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 금액이 37조617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신한카드가 31조1694억원, 우리카드 21조7932억원, 하나카드 17조9812억원 등 순으로 금융지주 계열사의 체크카드 이용 실적이 두드러졌다.체크카드 사용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는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이 자리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신용카드보다 지출 통제가 용이한 체크카드가 소비자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다.신용카드가 외상 구조라면 체크카드는 보유 자금 내에서 소비를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을 절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체크카드 발급량도 1년 사이 2.6%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8개 전업카드사에서 신규 발급한 체크카드는 총 6288만1000장으로 전년 동기(6129만7000장) 대비 158만4000장 늘었다.◇"상생금융→카드사 수익성 악화→소비자 혜택 축소→체크카드 수요 상대적 증가"단순히 경기 요인만으로 체크카드 이용 실적 증가세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금융당국의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카드업계의 주 수익원이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소비자 혜택이 축소되자 신용카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지적이다.실제 '혜자카드'로 불리는 카드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BC카드는 지난달 23일 아시아나항공 제휴 상품으로 인기를 모은 'BC바로 에어플러스 아시아나'와 'BC바로 신세계 아시아나 플러스' 카드 신규 발급을 종료하기로 했다.현대카드도 올 초 '네이버 현대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면서 '네이버 현대카드 에디션2'로 리뉴얼했지만 매월 제공됐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이용' 등 혜택은 제외했다.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 여파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며 "소비자로서는 연회비를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의 실질적인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적립과 같은 혜택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신융카드를 써야 할 이유는 희미해지고 상대적으로 체크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