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 초반대 안정세에도가공식품·외식물가 최대 상승폭 기록음식료품·외식비용 모두 줄이는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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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소비자물가 동향' ⓒ통계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달 연속 2%대를 유지하며 안정화되는 가운데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환율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인데다 외식 물가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4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 폭은 5개월째 커지고 있으며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외식 물가도 비슷하다.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반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올 1월부터 줄곧 2%대 초반을 유지하면서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중에 먹거리 물가만큼은 높은 환율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오름세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낸 가공식품은 오징어채로, 46.9% 상승했다. 지난 2011년 7월 47.8%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콜릿도 21.2%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이 외에도 김치(20.7%), 유산균(12.7%), 냉동식품(7.1%) 등이 수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먹거리 물가를 높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외식의 경우 자장면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2023년 10월 5.4% 상승한 이래로 가장 높은 5.1% 상승폭을 나타냈다. 짬뽕도 4.9% 상승하고 돈가스는 4.3% 상승해 지난해 2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가공식품 물가 전체를 따져봤을 때 73개 중 10개 품목이 10% 이상 상승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식물가도 39개 품목 중 5% 이상 오른 품목 수는 6개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았다.이에 정부는 민생과 밀접한 주요 품목의 수급과 가격변동, 유통상황을 상시 점검해 필요시 신속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쌀 등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뿐만 아니라 외식비와 급식비,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가격과 수급 불안이 나타나면 일본의 쌀 사태처럼 유통물량이 급감할 우려도 나온다.음식료품과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집에서 음식을 해먹지도, 나가서 사먹지도 않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음식료품 소비판매는 1년 전 대비 0.3% 줄어들었고 외식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음식점업 생산도 1년 전보다 3.4% 감소했다.경기 부진으로 가계 소득이 정체된데다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음식료품과 외식 분야에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