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부회장, 자회사 이사회 교체 시도 … 임시주총 소집 신청윤여원 대표 "경영 개입 납득 어려워 … 실적 개선 가시화" 반발지배구조 불안정성 노출 … 투자자 불신으로 확산 우려도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K뷰티 호황 속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콜마그룹이 남매 간 경영권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주사 콜마홀딩스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가 이사회 개편을 두고 법적 공방에 돌입하면서다.

    콜마홀딩스는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주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는 장녀 윤여원 대표가 각각 이끌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지난 2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다.

    콜마홀딩스는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며 "경영 쇄신 차원에서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으나 자회사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법적 절차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22년 매출 5759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기록했으나 2023년엔 매출 6156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20년 7만원대였던 주가도 1만원대까지 떨어져 이날 종가 기준 1만3960원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사내이사 교체 논의는 실체적 타당성에 기반해야 한다"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이사회 변경 요구는 시기상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2년간 건강기능식품 산업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단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그 과정에서도 주주 배당을 유지하며 환원 정책을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경영 의사결정은 지주사와 윤상현 부회장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경영 정상화를 명분 삼아 대표의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콜마그룹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로 44.6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윤여원 대표의 개인 지분은 7.78%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 저하가 곧바로 경영진 교체 명분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