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처리기 시장, 지난해 78% 성장전국 지자체에서 구매 비용 일부 보조금 지급건조·분쇄형, 미생물 분해형 등 다양한 형태
  • ▲ 쿠쿠 에코웨일 음식물 처리기 ⓒ쿠쿠
    ▲ 쿠쿠 에코웨일 음식물 처리기 ⓒ쿠쿠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음식물 쓰레기를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처리기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업계도 제품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어,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850억원에서 지난해 3300억원으로 78% 성장했다. 해당 시장은 성장 속도가 빨라 올해 5800억원, 내년에는 94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름을 앞두고 음식물처리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악취와 위생 문제 때문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배출하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번거로움으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가 가정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음식물처리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때마다 스스로 이를 처리한다. 기존 악취나 벌레 등 위생 문제를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어 ‘3대 이모님’이라 불리는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건조기에 이어 가사 해방 가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악취, 폐수 등 환경 보호를 위해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중구는 구민 125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8만원 범위에서 구매 금액의 40%를 지급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는 100가구를 대상으로 구입 금액의 50%인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음식물처리기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초창기 모델인 건조·분쇄형은 고온 열풍으로 수분을 증발시킨 뒤 잔여물을 분쇄하는 형태로, 악취를 줄이고 부피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를 보여 초기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분쇄 후에도 유기물이 남는다는 한계가 지적됐고, 분쇄 블레이드나 처리기 내부 세척 등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유익한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해 수분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전환하는 미생물 분해형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처리기 내 미생물을 ‘반려 미생물’이라고 칭하며 미생물을 키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한다.

    미생물 분해 제품도 뼈, 과일 씨, 조개껍데기 등 단단한 물질은 분해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자체 미생물 균주 기술과 AI 전자동 관리 시스템 등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 미생물 음식물처리기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 ⓒ쿠쿠 홈페이지 갈무리
    ▲ 미생물 음식물처리기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 ⓒ쿠쿠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생활가전업계 중 음식물처리기 대표 주자인 쿠쿠는 2020년 2월, 1세대 언더싱크 타입 제품을 선보이며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업계 최초로 미생물형, 건조·분쇄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2%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7% 성장하며 음식물처리기 단독 브랜드 ‘에코웨일’을 론칭했다.

    쿠쿠의 에코웨일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는 절전모드를 사용시 전기료를 월 600원까지 줄일 수 있으며 활성탄 함량이 높은 복합 탈취 필터로 악취 걱정을 덜었다.

    쿠쿠 관계자는 “최근 론칭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1시간 동안 약 2000대의 제품이 판매돼 앞으로도 시장의 니즈에 맞는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 처음으로 음식물처리기 제품을 출시한 신일전자도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9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품질 비교시험’에서 우수한 탈취 성능을 인정받았다.

    특히 연간 에너지 비용과 탈취 필터 교체 비용이 6만6000원 수준으로,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쿠첸도 지난달 음식물처리기를 처음 출시하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신제품은 건조·분쇄형으로, 효과적인 건조 기술과 자체 개발한 4가지 블레이드 및 브라켓 구조, 간편한 세척 기능을 갖췄다.

    중국 가전업체 드리미 역시 지난달 11일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음식물처리기 시장 진출을 알렸고, 이에 따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