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행정부, 약가 인하·의약품 관세 부과 등 정책 시행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美 재고 최소 15개월에서 최대 21개월분 확보약가 인하 정책의 중점 대상은 제약사 아닌 PBM 등 중간 유통구조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 23개 포트폴리오 갖출 것
  •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셀트리온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2026년까지 미국 관세 영향이 없다. 약가 인하 정책도 우리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제약산업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방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처방약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엔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2주 이내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서 회장은 "최근 들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이후 관세로 시작해 제약사 약가 인하 등 불확실성이 과대하게 확대되는 것 같다"며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간담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사보험 중심의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중간 유통구조인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등 사보험사, 공보험사, 도매약국 등이 있다"면서 "미국만의 유통구조로 인해 약값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약값이 비싸다는게 대개 보면 아직 특허가 끝나지 않은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그건 제약회사만의 문제가 아닌 중간 유통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특징은 유럽과 달리 텐더(입찰) 방식이 아니다 보니 처방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해도 되고 바이오시밀러 처방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리지널 제품은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되도 대개 WAC(도매가)가 55~60% 수준으로 판매된다.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 WAC 가격 대비 90% 정도 할인된 상태에서 판매된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2년전 출시됐음에도 시장 점유율이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건 PBM의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와 바이오시밀러 간 할인된 가격이 환자나 의사가 아닌 보험회사 PBM의 이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현재 약가 인하의 중점이 되는 곳은 일부 PBM, 도매 약국 등 중간 유통 구조라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미국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도 오리지널 제품의 셰어(점유율)가 줄지 않는다"며 "이번에 중간 구조의 개선이 생긴다면 셀트리온에는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 회장은 "우리의 주된 제품은 바이오시밀러인데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유럽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는 제품은 없다"면서 "사업계획에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으로 보며 오히려 기회가 됐지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서도 최소한 2026년 하반기까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미국에 판매 중인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는 파트너사인 화이자나 테바를 통해서 팔고 있기 때문에 관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제품 재고를 이미 최소 15개월분에서 최대 21개월분을 보유하고 있어서 발표가 어떻게 나더라도 최소한 2026년 말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올해 사업 계획 뿐만 아니라 내년 사업 계획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제품의 경우 보관의 안정성, 물류의 용이성때문에 한국에서는 중간재인 원료의약품만 만든다"며 "완제라고 하는 최종 바이알 작업을 전부 유럽과 미국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도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CMO(위탁생산) 계약이 이미 300만 바이알 정도"라며 "필요가 없어 추가 계약을 하지 않은 곳이 3곳으로 만약 그곳들까지 합하면 총 600만 바이알"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원료의약품도 이미 전체 생산량의 15%는 CMO를 통해 하고 있으며 항상 미국으로 사이트 변경을 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장기 계약으로 2026년 말까지는 관세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서 회장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변경에 따른 회사 파이프라인 보강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최근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 3상 데이터 없이 임상 1상의 데이터만으로도 허가를 하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유럽 측은 이에 완전히 동의하는 상황은 아니다. 

    서 회장은 "회사의 전체 매출액 중에 유럽 비중이 50% 정도고 미국이 28% 정도이며 나머지가 일본, 한국 등 기타국가"라며 "그러다보니 유럽과 미국을 공략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변화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기존 계획보다 바이오시밀러 1개를 더 추가해 총 23개의 제품, 2033년까지 12개를 추가해 총 34개 제품, 2038년까지 18개를 추가해 총 40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현재 11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