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아닌 주주가치" 콜마 오너 남매 갈등, 윤동한 창업주 중재에도 격화 조짐

콜마그룹 오너 2세 남매가 건강기능식품 계열사를 두고 경영권 분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혈연이 아닌 주주가치"를 강조하며 남매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윤동한 회장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를, 장녀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각각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두 사람 모두 콜마의 미래를 함께 이끌 리더들"이라며 윤 부회장과 윤 대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이어 "반목이 아닌 상호 인정과 시너지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영권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이 가족경영 철학과 기존 승계 구조에 이견을 표한 것"이라며 "이견이 갈등처럼 비쳐진 점은 유감스럽지만, 미래를 위한 조율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창업주로서 그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콜마홀딩스는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윤 회장의 발언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콜마홀딩스는 "회장님의 말씀은 경영 부진을 겪고 있는 윤 대표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닌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여원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셈이다.

앞서 콜마홀딩스는 지난 2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하며 남매 간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다.

콜마홀딩스는 윤 대표의 경영 실패로 기업가치가 떨어졌다며,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 교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콜마홀딩스는 당시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며 "경영 쇄신 차원에서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으나 자회사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법적 절차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367억원, 영업이익은 62% 급감한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에서 올해 1분기 3%까지 떨어졌다.

이렇다보니 2020년 7만원이 넘었던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4030원으로 떨어졌다.

한편 콜마그룹은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로 44.6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윤 대표의 개인 지분은 7.78%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