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대전지법 심문기일 … 법원 결정, 단숨에 결론 나기 어려울 듯콜마홀딩스 '경영 쇄신' 임시 주총 강행 … 콜마비앤에이치 "명분 약하다" 반박윤여원 대표, 실적·소통 행보로 방어 총력 … 주가·공시 리스크가 새 부담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콜마그룹 남매 간 경영권 갈등이 법원의 판단대에 오른다. 콜마홀딩스와 콜마비앤에이치 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둘러싼 분쟁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한 가운데 이번 법원 심문 결과가 양측의 향후 주도권 싸움의 중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콜마홀딩스가 경영 쇄신을 명분으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반등과 경영 안정성을 내세우며 맞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를, 장녀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각각 이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오는 18일 오후 콜마홀딩스가 신청한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사건의 심문기일을 연다. 이번 심문기일은 양측의 입장과 자료를 확인하는 절차로 법원 결정은 심문기일 당일 곧바로 내려지지 않으며 이후 추가 심문이나 자료 제출 요구 등 과정을 거쳐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콜마홀딩스는 현재까지 주총 추진 기조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콜마홀딩스는 지난달 2일 대전지법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하며 갈등을 공식화했다. 이사회에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콜마홀딩스는 "윤 대표의 경영 실패로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며 "경영 쇄신을 위한 이사회 개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적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5% 줄어든 1367억원, 영업이익은 62% 급감한 3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4억원으로 7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에서 3%로 하락했다.

    부친 윤 회장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콜마홀딩스는 "혈연보다 주주가치가 우선"이라며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 ▲ 윤여원 대표의 전폭 지원으로 추진된 콜키퍼 프로그램  ⓒ콜마비앤에이치
    ▲ 윤여원 대표의 전폭 지원으로 추진된 콜키퍼 프로그램 ⓒ콜마비앤에이치
    윤 대표는 실적 반등과 경영 안정성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례적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350억원을 예상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를 제시했다.

    3월부터 ODM(제조사개발생산) 부문 신규 고객 확보와 신제품 출시로 매출이 늘어나며 4월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월별 실적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는데 4월과 5월 매출은 각각 445억원, 420억원, 영업이익은 모두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윤 대표는 리더십 부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윤 대표 사진을 담은 콜키퍼 프로그램 자료를 배포하며 MZ세대 직원과의 소통과 수평적 조직문화 강화를 강조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경영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건강기능식품 업계 전반의 침체가 있었던 영향이 컸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저희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실적 개선 움직임이 임시 주총 소집을 막을 직접적 근거가 되긴 어렵겠지만 최근 정기 주총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 주총을 통해 대표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절차상 명분이 약하다는 입장을 법원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콜마비앤에이치는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 시가총액 미달로 편출됐고 공시 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도 받았다. 지정이 확정되면 매매거래 정지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나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하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지분 44.63%)이며 윤 대표 개인 지분은 7.78%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 판단에 따라 그룹 내 권력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이번 심문이 단순 절차를 넘어 상징성이 크다"면서 "윤 대표가 실적과 소통 행보로 방어에 나섰지만 주가와 공시 리스크 등 외부 평가까지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심문만으로 결론이 나는 사안은 아니여서 법원이 추가 소명을 요구하거나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