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고위급 회담 … 상호·품목별 관세 폐지 목표韓 조선업계 접촉 추진 … '관세협상 지렛대' 활용 주목
  •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의 분수령이 될 2차 고위급 회담이 16일 제주에서 열리는 가운데, 지난달 워싱턴 '2+2' 협의 이후 약 3주 만에 이뤄지는 한미 통상 수장 간 면담이 관세 국면 전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관세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최근 미중 간 115%포인트(p) 관세 인하 합의 이후 이뤄지는 첫 고위급 회담이다.

    이날 양측은 상호·품목별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의 실무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남은 쟁점을 조율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이 영국·중국과 신속하게 관세 조정 합의를 이끈 것을 감안하면 한국과의 협상 테이블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협의에서는 관세뿐 아니라 조선·에너지·반도체 협력 등 미국 측이 제시한 산업협력 안건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리어 대표가 같은 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 관계자와도 비공개 접촉을 추진하는 만큼 조선 분야 협력이 한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통상 당국은 그리어 대표 방한을 계기로 사흘간 릴레이 통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전날에는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나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14일에는 장성길 통상정책국장이 그리어 측과 만나 실무 협의를 갖고 양자 회담 및 고위급 협의를 위한 의제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달 '2+2' 협의 이후 관세·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정책 등 분야에서 의제를 좁혀가며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미국 측이 18개국과 동시에 관세 협상을 병행하는 등 물리적 여건상 한국과 협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미국에 조선 등 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부과를 예고한 상호관세의 면제·예외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관세 면제를 위한 협상 전략을 짜고 있다.

    실무 협의에서는 아직 미국 측의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및 구글지도 반출 등 구체적 요구나 조선, 에너지 등 산업 협력 방안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