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담보로 650억원 EB 발행산업은행 차입금 조기 상환 자금 확보지분 유통 없이 장기 보호…호반의 추가 매집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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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양사 간 ‘반(反)호반 전선’이 전략적 재무 동맹으로 격상됐다.대한항공이 LS의 EB를 인수한 것은 단순한 채권 투자에 그치지 않고, 최근 공통의 위협 세력으로 부상한 호반그룹에 대한 우회적 견제 수단으로 해석된다.LS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발행 금액은 650억원이며, 인수인은 주식회사 대한항공이다. 이번 EB는 LS가 보유 중인 자사 보통주 38만7,365주(지분율 1.2%)를 교환대상으로 설정했다.교환 가능 기간은 2025년 12월 2일부터 2030년 5월 2일까지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됐다.LS는 해당 자금을 기존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등 재무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즉, 자금 조달의 직접적 목적은 차입금 상환이지만, 대한항공을 인수인으로 삼은 점에서 ‘정무적 해석’이 덧붙는다.최근 LS와 대한항공은 각각 LS전선·한진칼을 중심으로 호반그룹과 충돌하고 있다. 호반은 한진칼 지분을 18% 넘게 확보하며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고, LS에 대해서도 5% 미만의 견제성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특히 호반그룹의 자회사인 대한전선은 LS전선과 특허소송 및 공장 설계 유출 등으로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이런 상황에서 LS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EB를 발행한 것은, 자사 주식을 대한항공에 ‘지분이 아닌 교환 옵션’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우호적 투자자와의 장기 연대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실제로 이번 EB는 최소 1년 이상, 최대 5년간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지분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대한항공과 LS 간의 전략적 연대가 보다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