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500억 판매 … 콜옵션 연기 후 투자자 혼란 가중신용등급 '부정적' 하향에 자본관리 우려 확산후속 자금조달 차질 가능성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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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이 연기되며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엔 한국투자증권의 리테일 채널 전량 판매 사실이 드러나며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롯데손보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되면서 후속 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에 대해 등급은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현재 등급은  후순위채 A-, 신종자본증권 BBB+, 보험금지급능력평가는 A다.

    한기평은 지급여력비율(K-ICS)이 156%로 외형상 우수하지만, 이는 경과조치 및 예외모형 효과에 의존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원칙모형 적용 시 킥스 비율은 127%로,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롯데손보는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예외모형을 적용하고 있는 점이 부각됐다.

    송미정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할인율 산출기준 현실화, 자본성증권 콜옵션 도래, 기본자본 규제 도입 등은 모두 하방압력"이라며 "기초 체력 회복 없이 자본 확충 없이 버틸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에도 -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모회사(사모펀드)의 유상증자 가능성도 불투명해, 자산매각·재보험 출재·자본성증권 발행 등 다각적 자구책이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 후순위채 900억 중 500억 한투 리테일 판매 … 콜옵션 연기에 투자자 멘붕

    지난 8일 롯데손보 후순위채 900억원의 첫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했지만, 상환이 연기되면서 투자자들은 자금이 묶이게 됐다. 이 채권 중 500억원 어치를 한국투자증권이 리테일 채널을 통해 일반투자자에게 전량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후순위채는 메리츠증권이 발행한 것으로 900억원 중 500억원을 한투증권이, 나머지 400억원은 기타 기관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년 만기로 알고 투자한 이들이 '왜 못 돌려받느냐'며 항의할 소지가 있다"며 "불완전판매 사례 발생 시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채권은 2020년 5월 7일 발행돼 만기는 10년이지만 5년 콜옵션이 '관례적 상환 관행'으로 인식돼 사실상 5년물로 여겨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후순위채가 고위험·고수익 고난도 상품임에도 리테일 창구에서 무리하게 판매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콜옵션 미행사 가능성이나 상환 불확실성은 반드시 설명돼야 할 주요 리스크"라며 "안정성만 강조하고 수수료 유인을 앞세운 판매였다면 명백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롯데손보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과 맞물리며 향후 자본성증권 발행 등 자금조달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는 향후 발행 금리 상승, 모집 실패 등 조달 여건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보험사 전반에서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과 보험손익 구조가 급변하고, 롯데손보는 위험자산 비중(41%)이 업계 평균(35%)보다 높은 상태다. 특히 수익증권(대체투자)의 비중이 높아 시장 충격 시 손실 위험도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