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동맹국 중심 군용기 MRO 정책 확대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서 항공 MRO 논의대한항공, 5780억원 투자해 정비공장 건설한화에어로, KAEMS도 MRO 역량 강화 투자 진행
  • ▲ 한국 공군이 미국 정부로부터 도입한 F-35A 전투기 ⓒ연합뉴스
    ▲ 한국 공군이 미국 정부로부터 도입한 F-35A 전투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용기 유지·보수·정비(MRO) 거점 구축을 위해 국내 정비 시설을 찾았다. 업계는 선제 투자를 늘려 정비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역거점운영유지체계(RSF)’ 구체화를 위해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 5개 국가와 시설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대한항공의 국내 사업장을 찾아 항공 MRO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인력과 기술·장비 등을 점검하고 돌아갔다.

    미 국방부는 작전 지역 인근에 유지보수 시설을 설치해, 임무 중 정비가 필요한 장비를 미국 본토로 옮기지 않고 현지에서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는 미군 입장에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비용 및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미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RSF는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 목표를 지원하며, 전통적인 군수 지원 모델만으로는 변화하는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리 군 당국도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6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통해 전투기와 수송기 등 군용 항공기 MRO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지원에 나섰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MRO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5780억원을 투입해 인천 영종도에 연면적 14만200㎡ 규모의 아시아 최대 엔진 정비공장을 착공했다.

    작년 3월 첫 삽을 뜬 정비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정비 가능한 엔진은 연간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고, 정비 가능한 엔진의 종류도 현재 6종에서 9종으로 확대된다.

    1975년 방산업체로 지정된 대한항공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방위산업체 지위를 갖춘 민간 항공사로써 군용 항공기 창정비 분야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구축했다.

    50여 년간 한·미 군용기 6000여 대의 MRO·개조 사업을 진행하며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다수의 방산업체와 전방위로 협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 12월 590억원을 투입해 항공 엔진 생산을 담당하는 창원 1사업장을 증설하고 있다.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월 평균 4개의 엔진을 만들던 생산 능력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회사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에서 면허를 받아 올해까지 약 1만 대의 엔진을 생산했고, 약 5700대의 엔진을 정비·보수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MRO를 맡고 있는 KAI의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도 경남 사천시와 함께 본사 인근에 MRO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

    KAEMS는 MRO 사업 단지 확장에 총 2481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 중 사천시가 1759억원을 지원한다. KAI는 2017년 12월 정부 지원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되며 MRO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성사된다면 한국이 미국의 군용기 MRO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방산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군용 항공기나 전투기를 정비할 때 수출국 전략기술로 인한 정비 제약과 기술적 난제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