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필리핀 SM 몰 오브 아시아에 1호점 오픈 예정2019년 中 사업 철수 이후 첫 글로벌 행보고물가 속 가성비 전략에 작년 매출 3000억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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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패션부문 로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캐쥬얼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7년 만에 해외 시장에 재도전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잇세컨즈는 오는 7월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당초 다음달 개점을 목표로 했으나 공사 지연으로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이번 진출은 직접 진출 방식이 아닌 필리핀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도매(홀세일)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제품을 공급하고 매장 운영은 현지 파트너사가 담당하는 식이다.
SM 몰 오브 아시아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복합쇼핑몰로 5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등 국내 기업들도 이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연말까지 마닐라 지역 내에 총 3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브랜드"라며 "동남아를 최우선 진출 시장으로 검토해 왔고 필리핀 유통업체와 협업해 하반기부터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 ▲ 에잇세컨즈 로고
에잇세컨즈는 2012년 론칭 이후 2016년 중국 상하이에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2018년 7월 문을 닫으며 철수했다. 당시 사드(THAAD) 사태로 인한 판매 부진과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이 주요 철수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필리핀 진출은 그로부터 약 7년 만의 글로벌 재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잇세컨즈가 진출하는 필리핀은 인구 약 1억1000만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6%로 전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신흥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필리핀 패션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커머스DB(ecommerceD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필리핀 패션 시장은 약 51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6.7%로 전망된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소득 수준 향상, 젊은 소비층의 증가가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K-패션에 대한 현지 인지도와 선호도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와 K-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이 공존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진출이 향후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잇세컨즈는 최근 고물가 시대를 맞아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한때 1000억원대로 급감했던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업계 전반이 전년 대비 부진한 가운데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