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기업 영업익 감소 … 소비 위축·이상기후 복합 타격주력 채널 백화점 부진 이어져 … CCSI 93.8로 100 밑돌아 삼성물산·한섬·코오롱FnC 등 베트남·일본 등 시장 공략 속도
  • ▲ 일본 긴자 식스 지포어 매장.ⓒ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 일본 긴자 식스 지포어 매장.ⓒ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고물가 여파로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패션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패션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뒷걸음질치자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5040억원, 영업이익은 38% 줄어든 340억원을 기록했다. 한섬은 매출 3804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으로 각각 2.4%, 32.9% 줄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3042억원, 47억원으로 각각 1.7%, 48.3%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매출은 2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그나마 LF는 코람코 등 금융 자회사 효과로 영업이익이 22.3% 증가한 301억원을 기록했지만 본업인 패션 부문 매출은 3.6% 감소했다.

    패션업계는 이상고온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의류 판매가 저조했던 것을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주력 채널이 백화점의 부진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3.8로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100을 밑돌았다. 

    내수 소비의 구조적 취약성도 지적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내수 소비 비중은 OECD 38개국 중 28위에 불과하며 경제 규모 1조달러 이상 국가 가운데서는 11위로 사실상 꼴찌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패션기업들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실적 반등에 나섰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는 하반기 필리핀 마닐라 SM 몰 오브 아시아 입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3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섬의 편집숍 EQL은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첫 글로벌 팝업을 열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했다.

    LF는 하반기 중 인도에 헤지스 단독 1호 매장을 연다. 3년 내 총 10여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이에 앞서 인도 현지 기업인 아시안 브랜즈 코프와 전략적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남성, 여성, 골프, 액세서리 등 모든 카테고리가 포함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압축한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글로벌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일본과 중국에 첫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지포어 미국 본사와 중국·일본 독점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본 매장은 지난 4월 일본 도쿄의 쇼핑몰 긴자 식스에 오픈했다.

    앞서 3월에는 중국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 심천의 프리미엄 쇼핑몰 MIXC에 첫 매장을 오픈했으며 상반기 중 상하이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Plaza 66에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골프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중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성장성이 한계에 이른 만큼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