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현대백화점·홈플러스 등 폐점 잇따라소매판매 감소세 멈췄지만 반등 실패 … 구조조정 확산 우려중소 유통사 도태 가능성도 … "대형사 중심 재편 불가피"
  • ▲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경기 불황과 온라인 소비 확대 여파로 유통업계가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주요 오프라인 채널 전반에서 폐점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6월30일부로 뉴코아 인천논현점의 운영을 종료한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없이 문을 닫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 매장은 2010년 문을 열어 푸르지오시티 주상복합 건물 내 1~3층, 약 7600㎡ 규모로 운영돼 왔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인천 논현점은 식음료 매장이나 킴스클럽이 없는 데다 패션 부문과의 시너지도 크지 않아 폐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사업 재편을 통해 안산점, 모란점 등 비효율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해왔다. 최근에는 동아백화점 대구 수성점·강북점, NC아울렛 경산점 등 총 3개 점포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대신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 새로 문을 여는 대형 쇼핑몰 NC 이스트폴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오픈 준비가 한창이며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 층 규모에 자사 외식 브랜드 애슐리와 패션 브랜드 등 100여 개 매장이 입점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문을 닫는다. 2015년 개점한 이 점포는 연면적 11만6588㎡, 영업면적 5만2893㎡ 규모로 패션 매장과 식당가, 식품관 등을 갖췄다. 폐점 이후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코엑스를 모델로 한 상업시설과 오피스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오피스로 전환할 경우 수익성이 더 높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도 점포 정리에 나섰다. 최근 법원의 승인을 받아 전국 17개 점포에 대해 임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임대료 조정 협상이 무산된 곳들로 향후 순차적으로 영업 종료 절차를 밟게 된다.

    이처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11개 분기 연속 이어진 감소세가 멈춘 것은 위안이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을 0.4%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 유통업체들이 먼저 도태되고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저효율 매장을 줄이고 핵심 상권에 집중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 같은 점포 재편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