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작년 33위에서 올해 31위 순위 상승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 실적호조도 영향조현상 부회장, HS효성 맡고 글로벌 행보 강화조현문, 법무법인과 소송전. 단빛재단 활동 논란
  • ▲ 조현준-조현상 형제경영이 안착하면서 효성그룹의 재계순위가 31위로 상승했다. ⓒ김재홍 기자
    ▲ 조현준-조현상 형제경영이 안착하면서 효성그룹의 재계순위가 31위로 상승했다. ⓒ김재홍 기자
    효성家 3형제인 첫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셋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둘째 조현문 전(前) 효성 부사장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지난해 지주사 개편 이후 형제경영이 순항하고 있는 반면, 조 전 부사장은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효성그룹은 지난해 33위에서 올해 31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공정자산총액도 지난해 16조5060억원에서 올해 19조8290억원으로 1년 사이 20.1% 늘었다. 25위 쿠팡(22조2700억원)부터 30위 하림(19조9560억원) 간 격차가 매우 조밀해 효성그룹의 경영성과에 따라 내년에는 20위권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지난해 7월 1일 효성그룹에서 HS효성이 분리되면서 조 회장이 ㈜효성, 조 부회장이 HS효성을 담당하는 형제경영 체제가 출범했다. 

    이후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를, 조 부회장은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맡아 경영을 이끌어왔다. 

    특히 효성화학의 업계 불황으로 수 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져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형 조 회장이 효성화학을 직접 챙기는 결단으로 동생 조 부회장의 부담을 가볍게 했다. 

    효성의 상승세는 형제경영 체제의 안착, 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호조로 분석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AI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수주가 크게 늘었다. 

  • ▲ 조현상 부회장이 지난해 7월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 조현상 부회장이 지난해 7월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매출액은 2022년 3조5101억원에서 2023년 4조3006억원, 2024년 4조8950억원으로 상승했으며, 올해는 매출 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영업이익도 2022년 1432억원, 2023년 2578억원, 2024년 3625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게다가 효성화학도 끝없는 부진에서 벗어나 조금씩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3367억원, 2023년 2137억원, 2024년 1705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조 회장 주도로 효성화학은 지난해 12월, 특수가스 부문을 계열사 효성티앤씨에 9200억원에 넘겼으며, 내달까지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49%를 특수목적법인 효성비나제일차주식회사에 3965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9779%에 달했던 부채 비율을 354% 수준으로 대폭 낮춘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조 부회장은 HS효성 출범 이후 대외 행보를 넓혀나가며, 재계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7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일정을 한-베 경협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주재했다. 

    지난해 8월에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신규위원’으로 선임됐고 올해부터 의장을 맡았다. 

    올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 AI CEO와 회동을 하는 등 글로벌 경영 보폭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 ▲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DB
    ▲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DB
    반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7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형제 간 화해와 공익재단 설립을 발표했다. 이후 효성가 3형제는 소통을 하며 화해를 이뤘고, 조 회장, 조 부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공익재단 설립을 위한 절차에 동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10년 전 ‘형제의 난’ 시기부터 법률 대리를 맡아왔던 법무법인 바른과 결별하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공익재단 활동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바른은 지난해 조 전 부사장이 추진한 공익재단인 단빛재단 설립에 대한 법률 자문도 담당할 정도로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 연말쯤 갈등이 커지면서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은 조 전 부사장과 법률 업무에 대한 위임 약정을 맺고 일부 업무에서 성공조건을 성취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를 인정하기 않고 보수 43억원의 지급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단빛재단이 지난해 9월 설립된 이후 공익 목적 사업 실적이 없고, 홈페이지 상의 공지사항과 활동 소식 등에도 업로드된 내용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빛재단의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바른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할 것”이라며 “단빛재단은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재단의 설립 취지와 사업 목표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