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부담 줄이고 글로벌 경영 보폭 넓혀'대어' 닌텐도 수주 따내 … TSMC 물량 가져와내달 글로벌 전략 회의 … 하반기 실적 반등할까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 회장이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다녀온 뒤 삼성이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성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닌텐도 '스위치2' 메인 칩 생산을 따내며 파운드리 재도약을 점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게임사인 닌텐도는 삼성전자는 '닌텐도 스위치2' 메인 반도체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설계, 8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거쳐 스위치2 맞춤형 칩을 내놓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대형 수주는 모두 이 회장의 출장과 연관된다.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이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출장 당시 이 회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거나 BYD(비야디), 샤오미를 직접 방문했다.

    이 회장이 귀국한 뒤 삼성전기에는 승전보가 울렸다. 이 회장의 중국 출장 직후 삼성전기가 BYD에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대규모 공급을 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인 BYD에 납품을 시작하며 삼성전기의 전장 사업 보폭은 한층 빨라졌고, 이번 계약 규모 역시 수천억원대로 실적에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이 회장은 곧바로 일본 출장에 나섰다. 이 회장은 4~5월 두차례나 일본 출장길에 나서며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넓혔다. 이번 출장에선 오사카에서 열리는 엑스포에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한국의 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대신 이번 출장에 반도체 임원을 대동해 현지 기업과 보폭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새로운 수주를 따냈다. 특히 이번 닌텐도 수주는 삼성전자의 골칫거리로 꼽히는 파운드리 사업 재도약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란 평가다. 업계에선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을 추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보고 있다. 아직 미국 빅테크 수주를 따내진 못했지만 기존에 TSMC가 맡았던 닌텐도 수주를 가져온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이 발 벗고 나서며 삼성전자의 위기론은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사즉생(死卽生, 죽고자 하면 살 것)' 정신을 강조하며 위기 돌파 의지를 다진 만큼 글로벌 고객사 확보, 인재 등용, M&A(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내달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가 예정돼 있어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비롯해 '구원투수'로 나선 올드보이 임원들 역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청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뉴삼성' 경영 시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삼성의 위기를 돌파하기는 어렵지만 대형 수주, M&A 등 연달아 성과가 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