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다음달부터 일부 보장성보험 약관대출 한도 축소DB손보 이어 신한라이프도 신용대출 신규 접수 전면 중단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 0.75% … 전년 比 0.07%포인트 증가가계대출 및 건전성 관리 압박 … 서민 대출 기회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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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서민금융의 '비상구' 역할을 해왔던 보험 약관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용대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 것이다.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부실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지만, 서민들의 마지막 급전 창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삼성화재, 일부 보장상품 약관대출 한도 30%로 축소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다음달 24일부터 '삼성 슈퍼 보험'과 '삼성 올라이프 슈퍼 보험' 등 6개 보장성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해지환급금의 30%로 축소할 예정이다. 2022년 일부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60%에서 50%로 줄인지 약 3년 만이다.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다.신용대출과 달리 신용등급,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경우 서민들이 접근하는 대출 창구다. 또한 이자를 미납해도 연체이자가 부과되지 않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하지만 납부하지 못한 이자가 원금에 더해지기 때문에 원리금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결국 해약환급금을 초과하게 되고, 보험 계약 자체가 해지될 수 있다.보험사 입장에선 계약을 조기 해지해도 환급금보다 원리금이 많은 초과분을 결국 손실로 처리하게 되고, 이와 같은 회수불능 위험이 누적될 수 있다.보험업계는 한도를 축소하기로 한 삼성화재의 결정을 비롯해 약관대출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한도를 줄인 보장성보험 상품의 경우 적립금이 크지 않아 당초 약관대출 가능한 규모 또한 크지 않다.하지만 당국의 가계대출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대출 수요 및 부실 리스크에 대한 사전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71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삼성화재 측도 "해지환급금이 줄어드는 형태다 보니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면 환급금이 줄거나 없어지는 우려가 있어 한도를 조정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가계대출·건전성 관리 압박에 … 보험사 신용대출 줄줄이 중단보험사의 신용대출 창구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DB손해보험에 이어 신한라이프도 이달 중순경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두 회사가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한 것은 연체액 규모 증가세에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시장 안정화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지난해 말 기준 보험회사 대출채권 잔액은 26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조7000억원 늘었고, 이중 가계대출은 135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000억원 늘었다. 보험회사 가계대출 연체율은 0.07%p 증가한 0.75%였다.7월부터는 2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범위가 확대되는 데다 보험사 또한 대출을 축소하는 기조를 이어가면서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대출 기회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대출과 건전성 관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는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점을 지적하면서 "연체율 등 보험회사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십흡수능력 제고 및 부실자산 조기정상화를 지속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