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용률 OECD 1위 … 단순 노무직이 가장 많아세대 간 임금 양극화 … 저성장에 청년·고임금 일자리 감소경제성장 동력 점차 약해져 … "노동·산업 구조 개편 필요"
  • ▲ 노인 일자리 참여자 모집 ⓒ연합뉴스
    ▲ 노인 일자리 참여자 모집 ⓒ연합뉴스
    올해 4월 고용률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도 고용률이 높아지는 '성장 없는 고용'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지만, 저임금 위주 일자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은 63.2%(15세 이상)로 같은 달 기준 사상 최고였다. 취업자 수는 최근 12개월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전년 대비 0.1%p 하락한 2.9%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우는 경제가 청신호를 보일 때가 많지만 고용 지표와 달리 올해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줄어들며 역성장했다. 이런 현상은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 위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의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 추세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12만4000명 줄어들며 10개월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 전체 일자리가 15만3000개 증가할 때 20대 이하 일자리는 14만8000개 줄었다.

    그런데 정부의 일자리 사업으로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되면서 표면적인 고용 지표만 선방하는 모습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인구·고용동향 & 이슈'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7.3%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OECD 평균(13.6%)은 물론 고령화 색채가 짙은 일본(25.3%)보다도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예정처는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고령층이 부족한 연금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일자리 전선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65세 이상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은 80만원 정도로 2024년 1인 가구 월 최저 생계비 134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높은 고용률에 비해 노인의 일자리는 고용 형태·업종·임금 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61.2%는 비정규직이었으며, 취업자 중 절반가량인 49.4%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업 유형별로는 단순 노무직의 비중이 35.4%로 가장 컸고 기계 조작원(15.0%)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 질의 악화는 곧장 세대 간 임금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예정처는 은퇴 이후 재취업하는 연령대인 60대 초반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8만9000원으로 50대 후반(350만9000원)보다 20.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급감함에 따라 경제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져 양질의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경제 성장과 맞물린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선 노동·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일자리로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우리 산업의 체질을 바꿀 구조 개혁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