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사례 … 난치성 무도증에 새 치료 문 열어장진우 교수 "적용 범위 획기적으로 확장한 임상적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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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진우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고대안암병원
"이식된 전극이 있으니 초음파 수술은 불가능하다." 그간 정설처럼 여겨졌던 금기가 깨졌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뇌심부자극기(DBS)가 이식된 환자에게 고집적 초음파 수술(MRgFUS)을 시행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에 성공했다고28일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신경외과계가 주목할 만한 임상 혁신으로 기록된다.무도증(Chorea)은 얼굴, 팔다리 등 온몸에서 갑작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중증 이상운동질환이다. 유전질환부터 당뇨병성 신경병증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약물이나 기존 수술법으로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기존에는 치료 반응이 없을 경우 뇌심부자극기 이식(DBS)을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효과가 없을 경우 환자는 사실상 치료 수단이 없었다. 더욱이 DBS 전극이 체내에 남아 있는 경우, 초음파 수술은 금기였다. 금속 전극이 MRI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초음파가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장진우 교수팀은 미국 대학병원에서 이미 DBS를 이식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69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도전적인 시도를 했다. 전극 제거 없이 초음파로 담창시상회로(Pallidothalamic Tract)를 절제하는 수술을 계획한 것이다.연구팀은 수술 전 정밀 계산을 통해 초음파 에너지의 전달 경로를 설계하고, DBS 전극이 영향을 미치는 구간을 ‘투과 금지 영역’으로 설정했다. 이어 초음파 강도와 방향을 정교하게 조절해 간섭을 최소화했다. 결국, 환자의 뇌를 절개하지 않고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후 부작용도 없었다.이번 수술은 단순한 임상 사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뇌심부자극기를 제거하지 않고도 초음파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이상운동질환 치료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장진우 교수는 "이번 사례는 고집적 초음파 수술의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한 임상적 성과"라며 "기존 치료법으로는 답이 없던 난치성 이상운동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Brain Stimulation>(IF 7.6) 2025년 3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