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연봉·3억 퇴직금, 4%대 대출금리 속 소비자 부담 가중요지부동 금리, 돈잔치 비판 커지는 銀 … '신의 직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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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직원 평균 연봉 1억1490만원, 희망퇴직금 평균 3억4491만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금융 소비자들은 여전히 4%대 고금리 가계대출에 시달리고 있고, 은행의 공공성은 점차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신의 직장"의 민낯 … 억대 연봉과 수억 퇴직금

    2일 전국은행연합회의 ‘2024년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490만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1억165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1억1629만원), 신한은행(1억1562만원), 농협은행(1억1478만원), 우리은행(1억1129만원)이 뒤를 이었다.

    퇴직금 규모도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희망퇴직자들은 평균 3억4491만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하나은행(3억7011만원), 국민은행(3억7000만원), 우리은행(3억4918만원) 등으로, 근속 연수와 직급에 따라 최대 30개월치 급여를 수령하는 사례도 있었다.

    임원들의 연봉 역시 두드러진다. 국민은행 임원 평균 연봉은 5억5568만원, 신한은행 3억6364만원, 하나은행 3억6026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국민은행 임원 연봉은 8320만원(17.6%) 급증했다.

    ◇대출금리 내려도 체감 어려운 가계대출 … 금융 공공성 후퇴

    기준금리 인하로 5대 은행의 대출금리는 하락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신규 취급 평균 금리는 4% 초반대에 머물렀다. 국민은행(4.28%), 신한은행(4.07%), 우리은행(4.10%) 등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여전히 4%를 웃돌았다.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다. 국민은행 1.78%, 신한은행 1.58%, 하나은행 1.47%, 우리은행 1.44%로, 대출금리 인하로 이익폭은 줄었지만 직원 보수와 배당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 자산 확대와 비용 관리로 이자이익을 각각 9조8224억원, 7조5871억원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돈잔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도 소비자 체감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은행은 여전히 고수익을 올리면서도 임직원에게는 억대 연봉과 수억대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들도 평균 연봉 1억원을 넘겼지만, 토스뱅크를 제외하고는 순이자마진이 하락했다. 고금리 시대에 소비자 부담은 커지는데, 금융회사들은 수익성과 내부 보상에 집중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통해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이익을 내부 구성원과 주주에게만 배분할 것이 아니라 사회 환원과 공공성 강화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