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총회서 블룸버그 인터뷰…"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 필요""관세 부과 시 기업활동에 혼란…한국 항공업계 타격 우려"러시아 영공 운항 재개 의지…"제재 해제 시 즉시 준비돼 있어"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차기 한국 정부가 항공 산업이 미국의 관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통상 협상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계열사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국내 주요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혼란이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됐다"며 "새 정부가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인터뷰가 진행된 다음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조 회장은 특히 미국 상무부가 최근 추진 중인 민간 항공기 및 제트엔진·부품 수입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 문제는 대한항공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항공 산업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보잉과 에어버스 양사로부터 항공기를 구매할 뿐 아니라 이들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유럽 에어버스를 겨냥한 보호무역 조치에 나설 경우, 한국 항공사 역시 연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전쟁이 종결되고 서방의 대러 제재가 해제되면 대한항공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를 가장 먼저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현재 유럽 노선을 북극항로가 아닌 동남아 우회로로 운영 중이다.

    한편 조 회장은 이번 IATA 연차총회에서 최고 정책 심의·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19년 처음 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항공사 CEO 중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