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 … 향년 87세한국 나이키 설립 등 중추적인 역할장학기금 조성 등 사회공헌에도 힘 써
  • ▲ 고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삼양통상
    ▲ 고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삼양통상
    범GS가(家)의 3세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GS그룹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회장의 장손이자 삼양통상 창업주인 고 허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38년 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 보성고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한 고인은 이후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에서는 시카고대 한국동문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61년 삼양통상 사장에 취임한 뒤 그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사장 취임 이후 베트남 시장 진출을 성사시켜 국내 제혁 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했으며 1986년에는 미국 나이키와의 계약을 통해 한국 나이키 설립을 이뤄내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삼양통상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평소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허씨 가문의 장손으로서 가문의 화합과 전통 계승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교육·문화·스포츠 분야에서도 사회 공헌에 힘썼다.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기부를 통해 '허남각 특지 장학회'라는 장학기금을 조성해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

    또 선친의 뜻을 이어 고인과 두 동생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 함께 고려대 장학기금인 '보헌(寶軒) 장학회'를 운영했다.

    삼형제는 2003년부터 선친의 이름을 내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후원하며 유망 선수 발굴과 골프 대중화에도 이바지했다.

    2022년에는 고향인 진주시와 협력해 지수면 승산마을 일대에 'K-기업가정신 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며, 생가를 개방하고 지역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고인은 평생을 '무역 보국'이라는 신념 아래 살아온 인물"이라며 "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 조용한 리더"라고 회고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8시에 진행된다. 장지는 진주시 사봉면 봉곡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