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지난해 이어 환율 관찰 대상국에 한국 재지정전문가들 “원화 절상 압박 … 올해 1300원대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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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계엄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130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가 이어진 영향이다.다만 미국이 올해도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에 재지정하면서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한국의 원화 가치 절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원화 절상보다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오른 1361.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350~6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내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경기 부양 기대감에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과 동시에 미국 경기부진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며 최근 연일 1300원대선을 유지하고 있다.지난해 국내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1500원을 넘보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은 5월 중순 이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지난 5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358.4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0월14일(1355.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달러 약세와 원화 절상 우려가 맞물린 영향이다. 최근 발표된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는 환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미 재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독일, 싱가포르 등 9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다.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으로 발간한 이 보고서에는 환율 조작국에 대해 관세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이는 지난해 11월 직전 보고서에는 없던 내용이다.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 2023년 11월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11월 다시 환율 관찰 대상국 리스트에 포함됐고, 이번에 재지정됐다.미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5.3%로, 1년 전(1.8%) 대비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이번 한국의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에 따라 향후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계속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내다봤다.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환율 관찰 대상국에 우리나라가 지정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재지정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급변하지 않을 경우 올해 13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미국이 발표한 환율보고서는 한국에 개별적으로 원화 절상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시장에 일시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