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정원-현택환 교수팀 공동연구 진행초미세 백금·금 입자의 실시간 성장궤적 세계 최초로 관찰입자 크기가 증가하면 화학포텐셜 항상 감소한다는 기존 이론 깨고입자가 특정 크기보다 작으면 화학포텐셜이 크기에 따라 증가한다는 것 입증물질과학·의학 등에서 다양한 응용 기대 … '美국립과학원회보'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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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성재영 교수(중앙대 화학과, 시스템화학 글로벌 선도연구센터장), 박정원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서울대 화학 생물공학부, IBS 나노입자 연구단장), 김지현 교수(중앙대 시스템화학 글로벌 연구센터), 김병효 교수(숭실대 신소재공학과).ⓒ중앙대
중앙대학교는 화학과 성재영 교수(시스템화학 글로벌 선도연구센터장) 연구팀이 100년 이상 나노입자 연구의 이론적 기반이었던 '깁스-톰슨 방정식(Gibbs-Thomson Equation·휘어진 표면이나 계면에서 녹는점이 변화하는 정도를 기술하는 방정식)'과 '고전 핵형성 이론(Classical Nucleation Theory)'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방정식과 성장이론을 제시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연구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와 현택환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다. 미국국립과학원의 공식 저널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6월호에 게재됐다. 박정원, 현택환 교수가 실험 교신저자, 성 교수가 이론 교신저자, 중앙대 김지현 교수, 서울대 김주덕 박사, 숭실대 김병효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송상근 박사가 제1저자로 각각 참여했다.실험 연구팀은 액체상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활용해 반지름이 1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초미세 백금(Pt)과 금(Au) 입자들의 실시간 성장 궤적을 세계 최초로 수백 개 수준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이론 연구팀은 관찰된 나노입자 크기분포 변화와 크기에 따라 변하는 입자 성장 속도가 깁스-톰슨 방정식과 고전핵형성 이론은 물론 현존하는 이론들과 배치됨을 밝히고, 실험 결과를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방정식과 이론을 제시했다.성재영 교수팀은 기존에 중요성이 간과됐던 액체상 나노입자의 병진·회전 운동과 구조적 불균일성, 나노입자의 진동 운동과 전자 에너지를 모두 고려하는 정확한 나노입자 모델을 도출하고, 나노입자 크기에 따하 변화하는 주요 열역학적 성질인 화학포텐셜에 대한 방정식을 정립했다. 깁스-톰슨 방정식에 따르면 화학포텐셜은 입자 크기가 증가하면 항상 감소한다. 하지만 새 방정식에서는 입자가 특정 크기보다 작은 경우 화학포텐셜이 크기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연구팀은 화학포텐셜과 입자 크기에 따라 변화하는 성장 속도 간의 정확한 관계식을 도출하고, 다양한 실험계와 실험 조건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
- ▲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한 액상 셀(liquid-phase TEM cell) 내 백금 및 금 나노입자의 실시간 성장과정 관찰 결과.ⓒ중앙대
이번 연구는 입자의 크기가 특정 크기보다 작을 경우, 기존 오스트발트 성숙 모델(큰 입자는 성장하고 작은 입자는 사라진다는 이론)과 반대로 수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입자들이 과포화 상태에서 작은 입자는 성장하고 큰 입자는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또한 모든 크기의 나노입자가 성장하는 초포화상태의 존재도 최초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크기로 입자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수렴하는 '크기 수렴 현상(size-focusing)'을 설명하고, 나노입자가 특정 크기 주변으로 매우 균일한 크기 분포를 가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최초의 정량적 이론으로써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다.연구팀은 새 이론이 TEM 전자빔 조건뿐 아니라 일반적인 합성 조건과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총 6가지 시스템과 실험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 결과들을 일관되게 정량적으로 설명해 냄으로써 보편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이번 연구성과는 앞으로 머신러닝(기계학습)과 결합해 나노입자의 성질들을 정량적으로 설계·합성하는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 다양한 소재의 핵형성·성장 현상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또 연구에서 제시된 이론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타우 단백질(tau protein)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된 단백질 응집 현상의 미시적 메커니즘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새로운 질병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입자 형성과 성장 과정을 지배하는 원리를 규명해 물질과학분야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액상 TEM 실험데이터를 세계 최초로 얻어 제공해 주고 2년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한 박정원 교수 그룹과 이번 공동연구를 처음 제안하고 논문이 확정될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신 현택환 교수가 없었더라면 이번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
- ▲ 중앙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박상규 총장.ⓒ중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