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번주 재계 회동 … 취임 일주일여만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5대그룹 총수 총출동G7 참석 전 경제계 만나 소통 및 현안 논의 불확실성 커 … 신규 고용·투자 밝히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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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회동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에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에 화답하기 위해 5대 그룹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투자·고용 등 ‘선물 보따리’를 꾸려야 해서다. 다만 갑작스럽게 치러진 조기 대선인 데다 아직 하반기 경영 방향을 정하지 못한 점은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2일 또는 13일에 주요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참석자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함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예상보다 빠른 허니문이 이뤄지면서 재계의 행보도 바빠지는 분위기다. 이번 회동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일주일여만이다.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당일 귀빈 만찬에 재계 총수 및 주요 경제 단제장들을 초청했고,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50일이 지나서 회동했다.이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경제계와 직접 소통하며 현안을 논의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최근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업인의 고충을 직접 듣고 그중 일부를 해결해주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국정 최선 과제로 내세우며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6대 첨단 산업에 대해 민관 공동 메가 프로젝트를 선언하고, 연내 수 십 조원 규모의 정책 펀드 및 세제 인센티브 확대를 약속한 상태다.그러나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 방향에 맞춰 투자·고용 등을 내놔야 하는 기업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주요 대기업들은 잇따라 투자 확대 및 고용 창출 계획을 발표해왔다. 직전 윤석열 정부 때 주요 10대 그룹은 임기 동안 1000조원이 넘는 투자와 38만여 명의 신규채용 방침을 밝힌 바 있다.다만 이번 대선의 경우 직전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 갑작스럽게 치러진 데다 내수 경기 침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발(發) 관세 등이 맞물리며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태다. 여느 때처럼 신규 고용과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이다.특히 재계 맏형인 삼성의 경우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선제적으로 확정지어야만 재계의 전체 분위기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하반기 경영 전략도 세우지 못한 가운데 허니문이 이뤄지면서 기업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 13~14일 SK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시작으로, 17~19일에는 삼성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다음 달에는 현대차·기아가 권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맞춘 고용과 투자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주요 기업의 대관 조직들도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대선 전 대관 조직 정비를 대부분 끝내고,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초대 내각 인선 등의 동향을 살피는 등 분주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근무 같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현안 중심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 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한 빨리 기업인들과 만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이번 회동에서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와 미국 관세, 각종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